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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13일 hot
[알쓸₿잡 69회] SVB사태로 미뤄본 USDC…무엇이 문제였을까
미국 USC 대학에서 금융학을 가르치고 있는 닉 바티아는 그의 저서 ‘레이어드 머니(Layered Money)’를 통해 현대 경제에서 서로 다른 형태의 화폐가 어떻게 겹겹이 쌓여 있는지를 설명하는 레이어드 머니 개념을 소개했다. 그는 화폐가 단순히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종이 돈이 아니라 각각 고유한 속성과 특성을 가진 화폐가 상호 연관되어 구성된 복잡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는 이 화폐 피라미드 안에서 각 계층마다 존재하는 서로 다른 속성의 화폐를 ‘계층 화폐’라고 불렀다. 화폐 피라미드의 맨 위에는 수세기 동안 화폐의 한 형태로 사용되어 온 금과 같은 실물 자산이 있다. 이러한 실물 자산은 정부나 중앙 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가치 저장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화폐 구매력 하락에 대비해 본인 재산을 지키려는 투자자에게 언제나 인기가 높다. 실물 자산 바로 아래 계층에는 미국 달러와 같은 법정통화가 있다. 이 두번째-계층 화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발행하긴 했지만 그 가치는 중앙은행이 첫번째-계층 화폐인 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에 의해 보증되었다. 두번째-계층 화폐는 일종의 도매 형태로 시중 은행들에게만 발행되었으며, 시중 은행들은 다시 대출을 통해 우리같은 일반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소매 화폐를 발행했다. 이를 세번째-계층 화폐라 부른다. 금과 같은 궁극의 안전자산을 매개로 하여 가치가 보증된 화폐를 발행하던 기본적인 화폐 피라미드의 구조는 1971년, 미국 정부가 금태환을 중지한 그 유명한 ‘닉슨 쇼크’이후로 뒤바뀌게 된다. 지금 화폐 피라미드에서 가장 정점에 있는 것은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 즉 미국채다. 때문에 두번째-계층 화폐는 이를 발행한 정부와 중앙은행에 대한 믿음과 신용이 전적으로 가치를 뒷받침한다. 세번째-계층 화폐인 소매 화폐를 상위 계층의 화폐로 교환해 올라가면 미국이라는 국가의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된 국채만 손에 남게된다. 국채는 결국 국가가 만기에 채권자에게 상환해야할 부채다. 현대의 화폐 피라미드가 부채로 쌓아올린 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계층 화폐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조건은 위기가 찾아왔을때 언제든 더 안전한 상위 계층의 화폐로 태환하여 탈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 믿음만 유지된다면 피라미드는 네번째, 다섯번째-계층 화폐로 계속해서 크기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실버게이트 은행(Silvergate Bank)에 이어 실리콘 밸리 은행(SVB)까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세번째-계층 화폐를 제공하던 은행들이 뱅크런에 의해 문을 닫는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이로인한 연쇄 작용으로 미국 달러화 가격과 1:1로 연동되어 가치가 유지되던 USDC와 DAI 같은 스테이블 코인도 가치 연동이 깨지는 ‘디페깅’현상으로 사태가 전염되는 중이다. 지금은 다시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지만, 한때 두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은 거의 $0.88 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그동안 스테이블 코인은 인터넷으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에서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자유롭게 사용되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로 받아들여졌다. 법정 화폐처럼 은행이 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정 화폐와 같은 가치를 유지하는 암호화폐이기 때문에 은행 시스템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곳에까지 침투하여 금융 포용성을 넓힐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문제가 불거진 USDC와 DAI가 어떻게 작동하는 스테이블 코인인지 알아보고, 이들이 맞닥뜨린 문제의 원인을 화폐 피라미드의 관점에서 살펴도록 하자. 스테이블 코인과 피라미드 스테이블 코인은 그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를 말한다. 주로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와 같은 선진국 법정 화폐에 가치가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본 칼럼에서 주제로 다루고있는 USDC와 DAI는 미국 달러화와 가격이 연동되어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 둘은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USDC: USDC는 USD Coin의 줄임말로 미국 기업인 서클과 코인베이스 거래소가 합작하여 2018년에 출시한 토큰이다. USDC가 달러화 가격을 추종하는 방법은 명확하다. 바로 실제 달러화를 은행 계좌에 예치하고 그와 1:1로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다. 은행에 예치된 달러화 자산은 감독 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으며 회계 장부의 투명성을 관리한다. 마치 과거 중앙은행이 발행한 법정 화폐의 가치가 은행 금고에 들어있는 금에 의해 유지 되었듯이, USDC 코인은 해당 금액만큼의 미국 달러로 언제든지 태환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치를 유지한다. USDC는 다른 암호화폐와 대비해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나 탈중앙 금융 애플리케이션(DeFi)간에 가치를 전송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과 비교해서도 가장 수준높은 규제 준수와 높은 투명성으로 인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DAI: DAI 역시 USDC와 마찬가지로 미국 달러에 1:1 비율로 고정된 탈중앙화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운영되는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인 메이커다오가 만들었다. USDC와 달리 DAI는 미국 달러 준비금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고, 대신 담보부 부채 포지션(CDP) 시스템이라 불리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가 유지된다. CDP는 사용자가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기본 통화인 이더(ETH)를 일정량 동결하고 그 대가로 DAI를 생성할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이더 담보의 가치를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초과 담보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다이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구조다. DAI 토큰의 발행과 소각은 탈중앙화된 거버넌스 시스템을 통해 메이커다오 커뮤니티에서 관리한다. 즉, 커뮤니티가 DAI 스테이블 코인의 안정성과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버넌스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와 법정 화폐 준비금이 없다는 특성 때문에 DAI는 USDC보다 더 탈중앙화된 형태의 스테이블 코인으로 간주된다. USDC와 DAI는 분산원장에서 발행되고 유통되는 암호화폐인 것은 맞지만, 사실 진정한 의미의 탈중앙화된 화폐는 아니다. 거래가 기록되는 원장만 탈중앙화 되어 있을 뿐, 화폐의 가치는 여전히 법정 화폐와 실물 경제 시스템의 운명에 강하게 결박되어 있기 때문이다. USDC의 경우 이러한 색깔이 더욱 짙다. 달러화와 1:1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 현금, 또는 현금 등가물로 100% 가치를 뒷받침한다. 이는 사실상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발행하는 달러화 파생 상품과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에 그 가치가 미국 경제와 은행 시스템의 운명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실리콘 밸리 은행(SVB)에 USDC의 달러화 준비금이 들어있었다는 소식은 스테이블 코인이 탈중앙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화폐가 아니라 그저 또 한 종류의 달러 파생상품이라는 사실을 극명히 보여준다. USDC 발행사인 서클은 약 400억 달러의 준비금 중 33억 달러를 SVB에 보관했는데, 은행이 문을 닫으며 이제 더 이상 이를 인출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유통되는 USDC 코인은 400억 달러만큼 있지만 실제 달러화 준비금은 367억 달러로 줄어든 것이다. USDC 코인의 가치가 달러화에 의해 100% 보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챈 사람들은 탈출 러시를 감행했고 USDC 가격은 0.88 달러까지 순식간에 떨어졌다. 이 사건은 USDC가 수많은 달러 파생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전통 금융 시스템으로부터 전혀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DAI는 어떨까. 달러 준비금이 없고 알고리즘으로 운영되어 훨씬 탈중앙화되어 있는듯 보이지만, 사실 여전히 법정 화폐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다. SVB 뱅크런 사태로 인해 USDC 디페깅이 심화되자 DAI 가격까지 덩달아 디페깅된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유를 알고보니 메이커다오 재단이 보유하고 있던 이더(ETH) 담보 자산의 3분의 1, 약 16억 달러가 USDC로 교환되어 코인베이스에서 제공하는 기관 전용 투자 상품에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겨우 1.5% 정도되는 연이자를 받기 위해서 담보를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한 격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위험한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결정이 커뮤니티에서 투표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 투표는 메이커다오의 투자자이기도 한 코인베이스의 제안으로 2022년 9월 진행되었으며 75%가 넘는 높은 찬성률로 통과되었다.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를 과연 탈중앙화 되어있다고 봐야할까. 코인베이스가 자신이 투자한 토큰 커뮤니티에 직접 제안을 넣어 자신이 발행한 USDC 코인에 투자하게 만들고 손해를 입힌 꼴이니 별로 탈중앙화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투자자들도 이런 문제를 눈치챘는지 메이커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인 MKR은 3월 6일 오후 기준 926.20달러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3%, 지난주에 비해서는 16% 하락했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USDC나 DAI와 같은 코인들을 이름만 탈중앙화 되었다는 의미로 ‘DINO(Decentralized in Name Only)’라 부른다. 둘 다 그 가치는 여전히 미국 달러의 운명과 직결되어 있으며, 미국 달러의 가치는 미국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달려있다. 계층 화폐 피라미드의 관점에서 보면 USDC와 DAI는 새로운 피라미드의 기축통화가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는 달러화 피라미드의 가장 하위 계층에 속하는 파생상품이라 보는것이 합당하다. 블록체인에서 발행되고 탈중앙화 금융 애플리케이션(Dapp)을 통해 사용된다고해서 다 탈중앙 암호화폐가 아니다. 비트코인은 유일한 탈중앙 암호화폐다 법정 화폐 준비금으로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고 정부나 중앙 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진정한 탈중앙 암호화폐는 오직 비트코인 뿐이다. 비트코인은 앞서 소개한 스테이블 코인들과는 다르게 특정 화폐나 그것이 속한 금융 시스템과 운명이 결부되어 있지 않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어 극도의 투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전적으로 시장의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독립성과 탈중앙성은 비트코인을 달러 피라미드의 하위계층 어딘가에 존재하는 파생상품이 아니라 미국채를 대체하여 첫 번째-계층 화폐를 대체하는 궁극의 안전자산의 위치에 오르게 만들 것이다. 미국채는 전통적으로 현대 미국 달러 피라미드에서 최상위 계층으로 간주되어 왔지만 이제 그 운명이 다 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채의 무한 증식을 이용한 화폐 발행 시스템은 지난 50년 동안 인플레이션, 천문학적 부채 누적, 중앙은행의 이자율 조작 등으로 금융 시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현재 미국 정부는 국가 부채가 28조 달러(약 3경원)을 넘어서 심각한 부채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연 미국 정부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빚을 내어 기존의 빚을 갚는 행위를 지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중이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코로나 19 팬데믹에 대응한다는 이유로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모두 저금리와 양적 완화만을 외치고 있다. 생산 활동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아니라 새로 빚을 내어 갚아야 하는 채권이라면 아무리 국채라 하더라도 점점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트코인은 국채와 기존 달러 피라미드와 아무 상관이 없는 독특한 통화 정책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탈중앙화된 형태의 화폐는 인플레이션, 정부의 인위적 자본통제, 과도한 부채 축적 등 기존 달러 시스템이 지니고 있던 단점으로부터 자유롭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단기적 시각으로 봤을때 변동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제한된 공급량과 매력적인 가치 저장 수단의 특성 덕분에 장기적인 가치가 법정 화폐, 금,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자산과 비교하여 우상향 하는 중이다. 이러한 자산은 화폐 피라미드의 정점에 놓였을때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자산 규모가 276조 원에 달하던 SVB 은행이 하루아침에 문을 닫고 예금을 미처 인출하지 못한 미국인들이 은행 앞에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을 보며, 세계는 그 어느때보다도 미국 정부나 중앙 기관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형태의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 중앙은행의 위기통제 능력이 도마위에 올라 국채가 신용을 잃는다면, 화폐 피라미드의 정점에서 궁극의 안전성을 제공할 새로운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역할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
2023년 03월 06일 hot
[알쓸₿잡 68회] 토큰증권 시대에서 비트코인이 효용을 갖는 이유
최근 여의도 증권가는 토큰증권(STO) 때문에 뜨겁다. 그동안 국내 금융사들은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의 발행과 유통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었는데, 이제 금융당국의 STO 규제 가이드라인이 나옴에 따라 이 분야에 합법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증권과 화폐의 토큰화는 향후 몇 년 동안 금융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의 경우 이미 대형 전통 금융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토큰 형태로 증권을 발행하는 케이스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이미 그 트렌드가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토큰 형태로 발행된 금융 상품의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최근 홍콩 정부가 발표한 친환경 녹색채권을 들 수 있다. 지난 2월 홍콩 정부는 대형은행 4군데(중국은행, 크레딧 아그리콜 은행, 골드만삭스, HSBC)를 통해 8억 홍콩 달러(약 1313억원) 규모의 토큰화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1년 만기인 해당 채권은 매수자들에게 4.05%의 수익률을 지급한다. 채권 매수와 이자 수익에 대한 기록은 특정 은행의 내부 원장이 아니라 골드만삭스가 개발한 분산원장 플랫폼에 기록된다. 채권 매수자는 토큰만 사서 보유하고만 있으면 분산원장에 기록된 정보에 기반하여 만기에 자동으로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케이스는 지난 2022년 9월, 대형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자사의 비상장 주식 펀드(PE펀드) 중 하나인 ‘헬스케어 전략성장펀드’의 토큰화를 추진한 사례다. 참고로 KKR은 2021년 기준 4590억 달러(약 631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다. 헬스케어 전략성장펀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비상장 헬스케어 기업들에 투자하는 펀드로, 원래 초고액 자산가 및 기관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었다. KKR은 토큰증권의 구성과 발행을 도와주는 ‘시큐리타이즈(Securitize)’라는 서비스와 협업하여 아발란체 블록체인에 해당 펀드를 토큰화하여 발행했다. 이를 통해 투자가능 자산이 50억 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 개인도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시큐리타이즈가 고안한 간편한 온라인 펀드 가입 프로세스를 통해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개인의 접근성을 낮췄다. 펀드 입장에서는 거래를 모니터링하고 투자자를 심사하는 과정이 더 원활해졌다. KKR은 앞으로도 다양한 펀드를 토큰 형태로 발행하여 고객 저변을 넓히고 더 큰 유동성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토큰화된 증권은 기존 증권에 비해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중개인 없이도 쉽게 증권을 사고 팔 수 있어 거래 비용이 절감되며 부분 소유(조각투자)가 가능해 해당 증권에 대한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진다. 이는 증권 발행사 입장에서도 효율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되므로 연중무휴 24시간 거래가 가능해 투자자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시장 상황과 뉴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둘째로 토큰화된 증권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당금 지급이나 이자 지급 등 계약 조건을 미리 설정한 대로 자동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그래밍 기능은 원래 중간에서 이런 역할을 해주던 증권사 인력 등 제 3자를 배제시켜 비용을 절감하고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발행사는 금융 상품을 구조화할 때 더욱 다양한 컨셉의 새로운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어서 좋다. 셋째로 토큰화된 증권은 투명성과 안전성을 강화하여 금융사고 가능성을 줄여준다. 증권에 대한 소유권 및 거래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중간자가 거래를 관리하고 검증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오류와 사기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모두에게 실시간 공개되어있는 블록체인 원장이므로 규제 당국의 규제 준수 모니터링이 용이해져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개선된다. 결과적으로 토큰화된 증권은 금융 시장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여 더 많은 투자자를 쉽게 유치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증권이 토큰 형태로 발행되면 기존의 방식보다 발행과 유통에 드는 비용과 복잡성이 줄어들어 소규모 기관도 투자은행이나 기타 중개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위에서 관리되는 발행과 유통, 거래 데이터는 기존의 기관별로 따로따로 관리되던 방식보다 높은 투명성을 제공하여 금융 시장의 더 큰 혁신과 성장을 이끌 수 있다. 돈의 디지털화 자신이 다루는 자산을 토큰화 하려는 움직임이 비단 증권가에서만 보이는건 아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가까운 미래에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발행하기 위해 너도나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로 운영되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토큰화된 화폐의 한 형태로, 이를 일반 대중이 직접 사용하도록 하여 중앙은행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용이하다. 중앙은행이 CBDC 발행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통화 시스템에 보다 많은 사람이 접근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원래 중앙은행의 역할은 민간은행에 도매화폐 준비금을 발행하고 이를 토대로 민간은행이 경제 시스템에 소매화폐 현금과 대출을 확대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일반 시민에게 소매화폐를 직접 제공할 수 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실시간으로 화폐의 흐름을 추적하고 그에 따라 금리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은행을 거치지 않고 일반 시민들 손에 직접 쥐어진 CBDC가 통화 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는 기존의 현금 기반 시스템이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자금 세탁 및 기타 불법 활동을 방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그동안 어떤 이유로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없었던 개인을 금융 시스템 안에 들어오게 하여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물론 디지털화된 돈의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프라이버시다. CBDC는 정부가 단순히 돈을 ‘어디에 썼는지’ 감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디에 쓸지’까지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쥐어준다. 어느 도시에 대지진이 나서 수많은 이재민이 생기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정부는 곧장 해당 지역의 국민이 보유한 CBDC를 꼭 필요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사는 데만 쓰이도록 제한할 수 있다. 술, 담배 등 기호식품이나 사치품에는 사용에 제한이 걸리는 식으로 돈의 용처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이에 반발하기라도 하면 즉시 전자지갑을 닫아버리거나 지갑 안에 들어있는 디지털 화폐를 몰수해버리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아직 CBDC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사용되기도 전인데 벌써 사생활 침해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닌 듯 하다. 미국 하원의 톰 에머(Tom Emmer) 의원은 이미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국민에게 직접 CBDC를 발행할 수 없도록 막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도 나중에 CBDC가 통용되면 불거질 사생활 침해 문제를 벌써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호환성 문제 해결하는 비트코인 어쨋든 디지털 대전환의 바람이 금융 산업에도 불어닥치면서 토큰화된 증권과 CBDC의 사용이 증가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현상인듯 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하나 있다. 다양한 증권과 화폐가 토큰화되어 발행될 때 그에 못지않게 다양한 블록체인이 쓰인다는 점이다. 한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다른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서로 거래될 수가 없다. 내가 들고있는 토큰보다 타인이 들고있는 다른 토큰이 좋아보여 서로 교환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모든 발행 주체가 하나의 통일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쓰는 것인데, 수많은 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공존하는 현 상황을 봤을때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앞서 소개한 홍콩 정부와 KKR이 발행한 토큰 증권도 각각 골드만삭스가 만든 분산원장 플랫폼과 아발란체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되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표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온체인 상에서 거래될 수가 없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이 아이폰에서 실행되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운영체제가 애플 맥북에서 구동되지 않는것과 비슷하다. 동일한 프로토콜 언어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앱(또는 토큰)은 서로 같은 운영체제 안에서는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으나 다른 언어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또는 토큰)과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일수가 없다. 물론 단기적인 해결책은 있다. 지금 바이낸스나 업비트 등 중앙화 거래소들처럼 블록체인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서버에서 거래를 체결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이 협업하여 만들고 있다는 EDXM의 역할이 바로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금융기관들이 서로 토큰 증권을 거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장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아무리 유명한 대형 금융 기관들이 모여 만든 거래소라 하더라도 여전히 한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일 뿐이다. 민간 기업이 전 세계 모든 중앙은행이 발행한 CBDC와 모든 금융기관들이 발행한 토큰 증권의 거래를 관장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지기는 어렵다. 당연히 신뢰 문제도 대두될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토큰을 제 3자 없이 교환할 수 있게하는 분산원장에 대한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모든 토큰화된 금융 상품과 CBDC가 서로 맞교환될 수 있는 곳은 당연히 가장 보편화되고 탈중앙화된 표준 네트워크여야 할 것이다. 비트코인은 현존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 그 규모와 탈중앙성의 정도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마치 초창기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전 세계 정부와 금융 기관들로부터의 채택이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비트코인도 하나의 블록체인일 뿐인데 어떻게 서로다른 규약을 가진 토큰이 한데 모여 거래되게 할 수 있는걸까. 비트코인의 레이어 2 솔루션인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간의 호환이라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다음 블록을 채굴할 때까지 10분을 기다릴 필요 없이 서로 즉각 거래하도록 도와주는 레이어 2 네트워크다. 이는 해시 타임록 계약 (HTLC)라는 스마트 계약 덕분에 구현이 가능하다. 이제 예를 들어보자.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의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호환되는 스마트 계약 기술인 HTLC를 갖춘 분산원장기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CBDC를 발행한다. 그리고 해당 CBDC는 역시 HTLC 기능을 갖춘 다른 토큰 증권 및 CBDC들과 비트코인 온체인에서 자유롭게 거래된다. 이렇게 스마트 계약을 통해 모든 디지털 자산이 호환되는 것을 ‘아토믹 스왑’이라고 한다. 아토믹 스왑의 핵심 개념은 제 3자의 개입이 없는 거래다. 각기 다른 블록체인 기술을 쓰는 디지털 화폐를 거래소 같은 제 3 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거래하게 해주는 스마트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아토믹 스왑은 거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뒤집는다. 거래 상대방 위험, 교환 위험, 부도 위험 등 모든 위험 요소를 제거하도록 프로그래밍해서 거래하는 쌍방 모두를 위해 거래를 성사 또는 무산시킨다. 이미 실제로 HLTC를 통한 아토믹 스왑이 성공한 사례도 있다. 2019년 싱가포르 통화청과 캐나다 중앙은행, JP모건, 그리고 액센추어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분산원장기술 플랫폼에서 HTLC를 사용해 캐나다 달러와 싱가포르 달러간 아토믹 스왑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분산원장기술 코다(Corda)를,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쿼럼(Quorum)을 사용했다. 둘은 모두 각기 다른 민간 기업에서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두 개의 분산원장 기술은 기본적으로 서로 차이가 있지만, 둘 다 HTLC를 허용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거래’ 부분에서 호환이 가능하다. 만약 중앙은행과 금융 기관들이 자신들이 발행한 토큰증권과 CBDC가 번성하길 원한다면 HTLC 기능을 갖춘 분산원장 기술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토큰을 발행함으로써 아토믹 스왑 그룹에 합류할 것이다. 현재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약 5400 BTC (약 1억2000만 달러)수준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으며 향후 HTLC 호환 토큰들이 거래될 수 있는 통합 네트워크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만약 전 세계 모든 디지털 토큰들이 라이트닝 네트워크 위에서 거래되는 날이 온다면 비트코인은 디지털 세상의 기축통화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모든 디지털 화폐의 가격이 그 발행자의 영향력과 무관하게 결국 비트코인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바로 하이퍼 비트코이나이제이션(Hyper-Bitcoinization)이다. -
2023년 02월 27일 hot
[알쓸₿잡 67회] 비트코인 메인테이너 이해하기
비트코인은 탈중앙성을 제일의 가치로 내세우는 특성 덕분에 지금까지 등장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중 가장 혁명적인 기술로 여겨져왔다. 어떠한 중앙 조직이나 기관에 의해서도 통제되지 않는 비트코인의 탈중앙적 성격은 전통 금융 시스템의 권력과 영향력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고있던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기술적으로 오래되었다, 느리다, 혁신이 없다, 환경에 안좋다 등 조만간 비트코인보다 훌륭한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문제점들이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되었음에도 비트코인은 탄생 후 지금까지 14년동안 시가총액 1위의 자리를 한번도 놓치지 않았으며 여전히 후발주자들과 압도적인 격차를 유지 중이다. 이는 비트코인의 탈중앙성에 열광하는 지지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도 비트코인이 세상에 전달하는 가치에 공감하여 스스로 ‘비트코이너”가 되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늘고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비트코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구동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인 비트코인 코어(Bitcoin Core)의 몇몇 주요 메인테이너(Maintainer)들이 연이어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나온 탓이다. 참고로 ‘유지하다’, ‘지속하다’, ‘지키다’라는 뜻의 동사 ‘메인테인’에서 생겨난 말인 메인테이너는 기술을 운용하고, 관리하고, 보수하는 사람을 뜻한다. 한마디로 해당 기술을 지키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기술의 역사를 연구하는 미국 학자 앤드루 러셀(Andrew Russel)과 리 빈셀(Lee Vinsel)은 2020년 발표한 ‘메인테이너에게 갈채를’이라는 글에서 장밋빛 미래를 불러올 것으로 촉망받는 혁신가들 대신, 우리 주위의 일상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흔하고 평범한 일을 맡고 있는 메인테이너, 혹은 유지보수자들에 주목을 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네이버 영한사전에서 해당 단어를 검색해보면 무성의하게도 “메인테인하는 사람”으로만 정의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마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 이 용어는 매우 낯설 것이다. 비트코인 코어 메인테이너의 역할을 간단히 정의하면 비트코인의 코드(Code)를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다른 개발자들이 제안한 코드 변경 사항을 검토, 테스트 및 통합하고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하는 버그 및 기타 문제를 식별하여 수정하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비트코인 깃허브(Github)에 제안된 코드 변경 사항을 검토하고 테스트하여 기술적으로 안정적인 코드인지 확인하기. 사전에 합의된 절차에 따라 승인된 변경 사항을 비트코인 코드에 통합하기. 비트코인 코어 소프트웨어에서 발생하는 버그 및 기타 문제를 식별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개발자, 사용자 및 기타 이해 관계자를 포함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다른 구성원들과 소통하여 이 분야의 최신 동향 파악하기. 커뮤니티 토론에 참여하고 비트코인 프로토콜 및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기.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비트코인 코어 메인테이너의 역할은 비트코인 코어 소프트웨어의 코드를 유지하고 개선하여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안정성, 보안성 및 기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메인테이너에 대한 관심과 존경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성공은 혁신적인 기술과 탈중앙화된 구조뿐만 아니라 무수한 개발자들의 기여 덕분에 가능할 수 있었다. 비트코인 코어 메인테이너를 비롯한 이들 자원봉사자들은 그동안 비트코인 코드를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사실 비트코인을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 본인부터 아무런 댓가 없이 자원봉사를 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2008년 10월, 유명한 비트코인 백서를 세상에 공개한데 이어 이듬해 1월에는 직접 개발한 비트코인 코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공개했다. 그는 그 후 약 2년간 이메일과 포럼을 이용해 다른 개발자들과 소통하며 초기 메인테이너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2011년 4월23일, “다른 훌륭한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을 맡기고 이제 다른 일을 하고자 떠나려 한다”는 이메일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가 초기 블록 생성을 위해 직접 채굴한 약 100만 개의 BTC는 그대로 둔채 말이다. 비트코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사토시 나카모토의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알고있지만 그의 바통을 이어받아 메인테이너의 역할을 수행해온 핵심 개발자들은 그 이름조차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014년 사토시 나카모토로부터 최종 코드 변경 권한을 이어받아 8년간 리드 메인테이너로서 비트코인에 기여한 블라디미르 반데르란(Wladimir van der Laan)이 메인테이너 역할을 그만두었는데 이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도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그는 사토시 나카모토보다도 훨씬 더 오래 비트코인 코드를 관리해왔으며 그가 8년간 비트코인의 코드 리뷰, 업그레이드, 버그 픽스, 논의사항 중재, 그리고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를 위해 커뮤니티에 기여한 바는 감히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역시 사토시 나카모토처럼 이제는 다른 일을 하기 위해 그만두는 것이라고 간단히 퇴임 이유를 밝혔으나 자신이 수행한 코드 업그레이드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의 끊이지 않는 비난도 한 몫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할 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들 뒤에서 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묵묵히 팀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코치진이 있듯이, 비트코인 메인테이너들의 존재감도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하는 일은 오직 코드를 통해서만 보여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들의 기여는 인정받지 못하고 노력은 감사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가 기부금 형식으로 비트코인 부자들이나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기도 하지만 과로한 업무에 비해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보긴 어렵다. 결국 비트코인의 성공을 위해 기여한 이들 메인테이너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존경이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더 나은 자금 지원 시스템과 체계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어야 더 많은 개발자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동기 부여되며, 생산적으로 일하게 될 것이다. 우리같은 일반 사용자들은 메인테이너, 그리고 코어 개발자들의 중요성과 이들이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발전과 유지보수에 기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인식해야 한다. 그들의 노력에 대한 더 많은 감사와 인정이 필요하며, 그들이 역할을 내려놓고 떠날때는 그동안의 기여를 인정하고 다음 행보를 축하해줄 필요가 있다. 많은 개발자들이 익명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탓에 감사의 인사를 하려해도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2021년 메인테이너의 역할을 내려놓은 조나스 쉬넬리(Jonas Schnelli)처럼 트위터 등 SNS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으니 한번 찾아보고 인사를 남겨보자. 핵심 코어 개발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것은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훌륭한 문화 중 하나다. 메인테이너 역할을 내려놓는다는 트윗에 격려와 감사의 댓글이 줄을 이은 모습 / 출처: 조나스 쉬넬리 트위터 계정. 비트코인의 성공은 이들 유지보수자들과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계속적인 참여와 기여에 달려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프로토콜의 지속적인 발전과 개선에 참여하고 동기 부여되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충분한 관심, 존경, 인정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도 비트코인의 발전은 계속된다 일부 언론과 커뮤니티에서는 메인테이너들의 연이은 퇴임에 비트코인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현상이 비트코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기술이 더욱 혁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비트코인에 기여한 핵심 개발자들이 물러남에 따라 세상에 이로운 가치있는 일을 하고싶어하는 새로운 젊은 개발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이므로 누구든지 코드베이스와 개발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지닌 주요 장점 중 하나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자신의 전문성과 지식을 기여하고 싶어하는 불특정 다수 개인들의 참여를 가능케하는 요소다. 주요 메인테이너들의 퇴임은 결국 새로운 개발자들이 비트코인이라는 프로젝트 전체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될 것이다. 이것은 코드와 의사결정 과정에 더 많은 개인들이 기여하여 더욱 탈중앙화된 개발 프로세스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강점은 항상 변화하는 상황과 도전에 대응하여 적응하고 발전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 최근 이어진 주요 메인테이너들의 퇴임은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지난 몇 년간 직면한 수많은 도전 중 하나일 뿐이다. 나는 이 커뮤니티가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는 구성원들간의 협력을 통해 비트코인을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핵심 개발자들의 연이은 이탈이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다. 핵심 메인테이너들은 대부분 비트코인 초기부터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쌓여온 코드에 대한 노하우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들의 공백은 명시적으로 표한하기는 어렵지만 묵시적으로 존재하는 지식의 손실로 인한 개발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개발진의 탈중앙화되고 분산화된 성격은 이러한 변화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으며, 과거에도 숱한 도전과 역경을 극복하며 그 능력을 입증해 왔다. 사실,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강점은 변화하는 상황과 도전에 대해 적응하고 발전하는 안티프래질(Anti-fragile)능력에 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코어의 주요 메인테이너들의 퇴임은 분명 중요한 사건이지만, 비트코인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위협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을 위한 가치있는 일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어 자신의 능력을 기여하는 젊은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져 비트코인 생태계가 더욱 역동적으로 변신할 새로운 기회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동안 언제나 그래왔듯이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구성원들의 협력과 혁신을 통해 도전과 역경을 잘 극복해 나갈 것이다. -
2023년 02월 20일 hot
[알쓸₿잡 66회] 탈중앙 SNS ‘노스트르’ 열풍…빅테크 실패 해결했다
영구정지된 링크드인 계정 내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재직중인 샌드뱅크는 여느 IT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신규 채용에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LinkedIn(링크드인)이다. 링크드인은 기업의 채용 담당자와 구직자들이 편하게 각자의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SNS 공간이자 만남의 장이다. 구직자가 이력서를 제출하면 채용 담당자가 검토하고 마음에 들면 연락을 하는 것이 기존의 채용 플랫폼 형식이라면, 링크드인은 (물론 그런 기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SNS이기 때문에 서로가 목적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다가 상대방에 관심이 생기면 연락을 취하는 컨셉이다. 샌드뱅크도 그동안 링크드인을 통해서 좋은 채용 후보들을 많이 만났었고, 그중 몇몇은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나와 함께 샌드뱅크의 신규 채용을 담당하는 인사 담당(HR) 매니저는 본인의 링크드인 계정에 샌드뱅크 조직 문화와 관련된 재미있고 유쾌한 글과 사진을 자주 올려 구직자들에게 회사를 홍보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작년 여름 경기도 양평에서 진행했던 전사 워크샵에서 팀원들이 다같이 즐겁게 노는 모습, 업무 중 쉬는 시간에 사무실 로비 한켠에 놓인 턱걸이 바에 삼삼오오 모여 운동하는 모습, 생일을 맞은 동료를 위해 케잌을 준비하여 다같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모습 등. 재미와 따뜻함이 가득한 직장생활을 보여주는 사진을 주로 포스팅했던 HR 매니저의 계정은 금새 인기가 많아져 팔로워가 빠르게 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해당 HR 매니저의 링크드인 계정이 갑자기 영구 정지되고 말았다. 친구 신청을 너무 반복적으로 많이 했다는 것이 정지 사유였다. 좀 더 정확히는 가짜 계정이라고 의심될 만한 동일한 패턴의 반복적인 행동 너무 많이 한 것이 문제라고 했다. 처음에 나는 해당 계정이 실제 우리 HR 매니저의 것이라는 것만 증명하면 무리없이 정지가 풀릴 것이라 믿었다. HR 매니저가 샌드뱅크에 다니는 현직자임을 증명하는 것, 그리고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링크드인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온 점을 증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예상은 보기좋기 빗나갔다. 링크드인 고객센터 측의 입장은 확고했다. 한번 영구 정지된 계정을 다시 복구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차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계정을 다시 생성해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돌아올 뿐이었다.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가 거의 1년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왜 빅테크는 고객을 무시할까 지난해 ‘웹 3.0 사용설명서’ 라는 책을 집필하여 곧 탈중앙화된 인터넷의 세상이 도래할 것임을 주장한 나로서는 이 일화를 도저히 그냥 넘길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 생활과 일터에서 매일같이 사용하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유명 SNS 들은 무책임하고 이해하기 어렵고 기준도 모호한 운영정책으로 지금도 억울한 사용자를 양산하고 있다. 갓난애기 아들의 성기가 이상하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하고는 증상의 진행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성기를 자신의 안드로이드폰으로 촬영했다가 곤혹을 치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마크라는 남성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구글에 의해 아동 성학대자로 신고돼 경찰 조사까지 받았으며 구글 계정은 영구 삭제 조치되는 수모를 당했다. 다행히 그는 경찰 조사 결과 ‘혐의없음’으로 드러났지만, 구글은 여전히 별다른 설명도 없이 그의 계정을 복구해주지 않고있다. 우리 회사 HR 매니저가 링크드인으로부터 당한 조치와 비슷하다. 왜 이들 빅테크 기업들은 사실이 뻔히 드러났음에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고객의 불만을 해결해주려 노력하지 않는 걸까. 우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구글은 1998년에 설립되어 2004년에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이다. 이미 20년 넘게 검색엔진을 비롯한 갖가지 인터넷 관련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구글보다 설립 시기가 조금씩 늦긴 했지만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링크드인은 2002년에 설립되어 2011년 나스닥에 상장되었으며, 페이스북은 2004년에 설립되어 2012년에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하나같이 20년 넘게 해당 분야에서 일등을 놓치지 않고 독주 중인 기업들이다. 이들이 오랜 시간동안 독점적 지위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인터넷 플랫폼 사업의 특성 때문이다. 부지를 사서 그 위에 공장을 짓고 인력과 원자재를 투입해야만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전통 산업과는 다르다. 플랫폼 사업은 특정 임계점을 지나면 더 이상 비용, 즉 회원 유치를 위한 광고비를 늘리지 않아도 회원 수는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특징을 지닌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인곳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여 회원수를 알아서 늘려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른 빅테크 기업들은 회원수가 늘어날수록 방대하게 쌓이는 고객 행동 데이터 덕분에 경영상 시행착오를 최소화하여 후발주자의 추격을 쉽게 따돌릴 수 있다. 더욱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된 빅테크 기업일수록 그때그때 고객이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더욱 정확히 알아내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데이터베이스가 작은 신생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일등지위를 차지한 플랫폼은 여간해선 순위를 내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 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수십년간 왕좌를 지키는 독점적 환경이 조성되다 보니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명예나 내부 정책의 당위성이 우선시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론 고객 수가 많은 만큼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불만과 문의가 접수될 것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람에게까지 내부 운영정책 운운하며 고집을 부릴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법정화폐와 닮은 빅테크 사업구조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SNS 서비스는 대부분 공짜다. 누구나 몇 번의 클릭만으로 계정을 만들고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플랫폼 효과가 발생한다. 대신 기업들은 이렇게 모은 고객들에게 보여줄 광고를 유치하여 돈을 번다. 앞서 소개한 구글,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유명 SNS들은 모두 광고매출이 기업 전체 매출의 큰 영역을 차지한다. 기업들의 광고매출이 상승하려면 더 많은 광고주를 유치하거나 더 비싼 광고 단가를 매기면 된다. 이는 광고를 유치하는 플랫폼이 얼마나 많은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지와 직결되는 부분이므로 기업들은 항상 고객 수를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문제가 바로 가짜계정 문제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인 트위터의 경우 하루에 100만건 이상의 가짜계정을 삭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삭제되는 속도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계정을 생성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다보니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셀 수 없이 많은 계정을 만든다. 이를 마치 진짜 사용자인양 활동하게 해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홍보에 이용한다. 내 계정은 비트코인 관련 콘텐츠를 많이 올리다보니 주로 처음 들어본 신생 코인이나 NFT를 홍보하는 DM과 댓글들이 많이 달린다. 나중에 더 많은 코인을 에어드랍 해줄테니 지금 해당 코인을 사라고 하거나, 아예 내가 가진 비트코인을 특정 지갑주소로 보내면 그것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시 보내주겠다는 식이다. 과연 누가 이런 스캠성 홍보글에 속을까 의심이 들지만 공격자 입장에서는 아쉬울게 없다. 공짜로 생성한 가짜계정 100만 개를 이용해 홍보 메세지를 쉴세없이 보내서 순진한 한 두명만 낚아도 이득이기 때문이다. 트위터 입장에서 가짜 계정을 속시원히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가짜 계정 덕분에 회원 수가 많아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진짜 계정이든 가짜 계정이든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 조회수와 클릭수만 늘게 만들면 광고주들의 환심을 살 수 있으므로 플랫폼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올라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짜 계정들이 너무 늘어나면 실사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가중되기 때문에 그냥 두고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보통 SNS 플랫폼들은 어느정도 선까지는 가짜 계정과 스팸성 광고 메세지가 늘어나는 것을 용인하다가 실사용자들의 불만이 슬슬 터져나온다 싶을때쯤 가짜 계정들을 색출하여 삭제하고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곤 한다. 빅테크 SNS의 이런 행태는 중앙은행이 관장하는 법정화폐 시스템과 닮았다. 끝없는 양적완화를 용인하는 현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스팸성 가짜 계정의 생성을 어쩔 수 없이 용인하는 빅테크와 비슷하다. 너무 많이 풀면 미래 세대에 더 큰 청구서가 날아갈 것을 알면서도 당장의 이익을 위해 빚을 내는 형국이니 말이다. 돈을 풀어 문제를 틀어막는 경제는 결국 구조조정의 시기를 놓쳐 나중에 더 큰 규모의 돈으로 문제를 틀어막아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다. 그럴때마다 많은 국민들이 평생 일궈온 재산, 특히 예금은 통화량 증가에 따른 현금 구매력 하락으로 가치가 감소한다. 결국 국민들의 삶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SNS에 광고를 태우는 광고주도, 실제로 SNS를 사용하는 사용자도 모두 점점 더 가짜계정에 잠식되어가는 플랫폼이 주는 피해에 노출되어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가짜 계정이 많다보니 구매 전환율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아 광고비를 낭비하게 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의미없는 스팸성 홍보글과 가짜 좋아요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탈중앙 SNS 노스트르 최근 비트코이너들 사이에서는 탈중앙화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노스트르(NOSTR) 열풍이 불고 있다. 노스트르는 “Notes and Other Stuff Transmitted by Relays”(단문 및 기타 자료의 전달)의 약자로 쉽게 설명하면 탈중앙화된 SNS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플랫폼이 배라면 프로토콜은 모든 배들이 떠있는 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스트르는 그 자체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플랫폼은 아니지만 그러한 서비스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일종의 표준 규약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노스트르가 일반 SNS 플랫폼과 다른점은 바로 릴레이(Relays)라는 기술을 활용하여 탈중앙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데 있다. 노스트르에서는 서비스 계정을 만들때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ID와 PW를 설정하는 대신 공개키(Public key)와 개인키(Private key)로 사용자를 식별한다. 공개키는 남들에게 공유하여 내 계정을 팔로우하는 등을 요청할 때 쓰며, 개인키는 해당 계정이 내 소유임을 증명할 때 쓴다. 그러므로 개인키는 절대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된다. 마치 비트코인 개인지갑 사용법을 연상케하는 이 방법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해 주는 게 강점이다.사용자들의 개인정보와 행동정보 등 모든 데이터는 특정 기업의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것이 아니라 릴레이라고 불리는 별도의 노드를 운영하는 사용자들의 컴퓨터에 분산되어 저장된다. 나를 검열할 주체가 없다는 신뢰성을 바탕으로 노스트르의 사용자들은 안전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다. 노스트르 기반 SNS는 중앙 서버에 고객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 탈중앙 플랫폼의 특성상 맞춤 광고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용자의 직접 참여를 기반으로 한 보상 시스템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들은 콘텐츠 작성이나 좋아요, 댓글 작성 등의 활동을 통해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는다. 노스트르에는 수수료를 거의 들이지 않고 빠르게 비트코인을 송금할 수 있는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이미 창작돼 있다.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면 할수록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더욱 더 활발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노스트르는 탈중앙화된 시스템과 기존 SNS가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보상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안전하고 보안성 신개념 SNS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 회사 HR 매니저처럼 오랜시간 공들여 만든 계정이 하루아침에 정지당하는 등 분통터지는 경험을 해본 사용자들은 더욱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더욱 더 고객 중심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노스트르 기반 SNS 앱은 다무스(Damus)가, 그리고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앱은 아메지스트(Amethyst)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면 한번 다운받아 설치해보자. 그리고 아래 내 공개키 주소를 남겨 놓으니 팔로우해보기 바란다. 진짜 웹 3.0 세상이 이런것이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개키 주소: npub1jf54924h4509t9xz94juypy05wugenz85x6ez77flswl7cngd0lqnmuuw9 -
2023년 02월 13일 hot
[알쓸₿잡 65회] 비트코인 기반 NFT ‘오디널’ 둘러싼 논쟁…왜?
비트코인 기반 NFT, 오디널의 등장 지난 한 주 동안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비트코인의 가장 작은 분할 단위인 사토시를 이용해 NFT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인 ‘Ordinals(오디널)’과 ‘Inscriptions(인스크립션)’을 놓고 열띤 논쟁에 휩싸였다. 오디널은 2017년 Segwit(세그윗) 업그레이드와 2021년 단행된 Taproot(탭루트) 업그레이드로 인해 비트코인 블록에 ‘Witness data(증인 데이터)’라는걸 담을 수 있게 되면서 만들어진 새로운 프로토콜이다. 결론적으로 이제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오디널을 통해 JPEG, PNG, 비디오 파일, 또는 심지어 간단한 게임까지 비트코인 블록에 직접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그림 파일같은 비금융 데이터를 저장하려는 시도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2014년에도 오디널과 유사하게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BTC 거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 컨트랙 기능이 없어 NFT를 발행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진 비트코인 네트워크지만 사실 비트코인에도 아주 간단한 형태의 스마트 컨트랙트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립트’ 기능이 있다. 보통 BTC를 전송할 때 사용하는 스크립트인 ‘Unspent Transaction Output (UTXO)’ 는 금융거래에 이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헌데 OP_RETURN 이라는 별도의 스크립트는 금융거래 목적의 스크립트를 무효화시켜 사용할 수 없게 만든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특정 UTXO 들을 금융거래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그 안에 다른 데이터를 저장해서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당시 이런 시도를 했던 몇몇 서비스들이 생성한 트랜잭션의 수는 10GB 규모, 총 3200만개로 전체 트랜잭션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이 데이터는 영원히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기록이 되어 있다. 하지만, OP_RETURN 스크립트를 통해 생성된 트랜잭션은 80 byte 밖에 블록에 저장되지 못했기 때문에 전혀 실용적이지 못했다. 아무리 작은 그림 파일 용량도 하나에 수십 킬로바이트가 넘는데 블록에 담길수가 없으니 해당 서비스들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기존에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그림 파일을 담는 등 전혀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도 아닌데 왜 요즘 들어 NFT 를 발행하는 것이 다시 화제가 되는 것일까? 지금을 2014년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블록에 80 byte 의 작은 데이터가 아니라 최대 4 MB 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2017년 진행됐던 세그윗 업그레이드와 2021년에 진행된 탭루트 업그레이드다. 세그윗 업그레이드는 트랜잭션에 포함되어 있던 디지털 서명을 트랜잭션 밖에서 관리하도록 하여 1 MB 크기의 블록에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게 하고, 디지털 서명은 메인 블록체인 밖의 공간에서 관리하도록 하여 블록의 크기를 사실상 4 MB 까지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 그리고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디지털 서명이 저장되는 공간에 증인 데이터(arbitrary witness data) 를 저장할 수 있게 함으로써 블록 용량 4 MB를 전부 금융거래 외 특별한 목적의 트랜잭션으로 채울 수 있게 했다. 이 두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기존보다 더 큰 데이터를 더 쉽고 저렴하게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오디널은 그 환경을 이용하여 태어난 것이라 볼 수 있다. 비트코인에 부는 NFT 바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오디널이 이토록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월 1일 채굴기업 룩소르(Luxor)는 역대 최대 크기의 블록인 3.96 메가바이트의 블록을 채굴했다고 밝혔다. 해당 블록에는 탭루트 위자드(Taproot Wizards)라고 불리는 NFT 그림이 포함되어 있었다. 역대 최대 크기의 비트코인 블록에 들어있던 탭루트 위자드 이미지 / 출처: 코인데스크 이 사건은 곧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거센 역풍을 불러 일으켰다. 비트코인 블록의 저장공간이 앞으로 이런 무의미한 이미지 파일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대규모로 소모되면, 은행이나 제 3자 없이 개인대 개인간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전이 훼손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선정적이거나 징그럽거나 불쾌한 이미지를 담은 스팸성 데이터들도 얼마든지 저장될 수 있다.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노드들이 강제로 원치 않는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고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오디널의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에 금융거래 외 다양한 트랜잭션이 올라오면 트랜잭션 수수료가 올라가 채굴자들의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림 파일을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비트코인 블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 블록 공간에 대한 희소가치는 올라가고 사용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지급할 것이기 때문이다. 2100만개의 비트코인이 모두 채굴되어 더 이상 채굴 보상이 나오지 않게되면 트랜잭션 수수료가 채굴자들의 유일한 수입원으로 남는다. 오디널이 트랜잭션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면서 채굴자들이 네트워크를 떠나지 않고 남아있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든 싫든 비트코인은 공공재다 사실 나는 NFT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비트코인 블록에 우스꽝스런 그림을 올리느라 정작 중요한 금융거래를 위해 BTC를 전송하려는 트랜잭션이 뒤로 밀리는 현상도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선호하지 않는 것과는 무관하게 비트코인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오픈 프로토콜(Open protocol)이기 때문에 모두가 각자의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비트코인이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주식회사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공공재와 같은 성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또한 반대론자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오디널과 인스크립션이 비트코인 생태계에 끼칠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오디널을 통해 개별 사토시에 그림 파일을 붙일 수 있는 특징을 부과하여 다른 사토시와 구별하는 행위가 비트코인의 대체 가능성(Fungibility)를 해치기 때문에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오디널은 사토시 자체를 다른 것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외부에서 부르는 별명을 부여하는 것에 가깝다. 나는 어릴때 포도를 먹으며 포도알 하나하나에 별명을 붙여주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포도알 하나하나의 생김새는 거의 똑같아 구별하기 힘들지만 직접 지어낸 별명을 붙여줌으로써 고유의 영혼을 불어넣어 전쟁 놀이의 병정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해당 포도알들을 어떻게 부르던 포도알은 결국 포도알일 뿐이다. 잠시 나의 장난감으로 사용되고 난 후 포도알들은 어머니의 손에 깨끗하게 씻겨 다시 본래의 목적에 맞게 쓰였다. 우리 가족의 저녁식사 후 디저트로 말이다. 오디널도 비슷한 개념이다. 오디널로 인해 라벨링 된 사토시가 다른 일반 사토시와 영구적으로 구별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트코인 네트워크 내부에서 사토시가 다른 무언가로 둔갑하는 것은 아니다. 오디널이라고 하는 외부 프로토콜에서 해당 사토시를 넘버링하여 구별하고 고유의 별명으로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인스크립션의 경우 이렇게 구별된 사토시에 JPEG 등 그림 파일이나 텍스트를 부착하는 것인데 이 데이터는 외부에 따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직접 저장된다. 때문에 인스크립션을 통핸 NFT 트랜잭션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 혼잡도를 가중시켜 종국에 블록체인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나온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스크립션이 아무리 많은 그림 파일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올려도 비트코인의 블록당 용량은 여전히 4 메가바이트로 제한된다. 사실 그동안 비트코인의 블록들은 트랜잭션들로 꽉꽉 채워지지 않은 채 채굴되는 경우가 많았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등 레이어 2에서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비트코인 메인 블록체인에서 직접 처리되는 트랜잭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록 보상이 종료된 뒤 채굴자들이 트랜잭션 수수료 만으로 운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나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채굴자들은 단순히 BTC 전송 트랜잭션 뿐만이 아니라 그림 파일 등 더욱 다양한 종류의 트랜잭션을 혼합하여 블록을 채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채굴자들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채굴자들에게 최적의 수수료를 발생시킬 수 있는 트랜잭션들을 찾아 제안해주는 ‘Maximum Extractable Value(MEV)’라는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도 불러올 수 있다. 오디널이 MEV에 미칠 영향에 대한 자세한내용은 다음에 한번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결론적으로 내가 어릴때 포도알에 별명을 붙이는 것을 누구도 방해할 수 없었듯이 개별 사토시를 라벨링하여 구별하고 이미지 파일을 첨부하는 행위도 타인이 금지할 수 없다. 비트코인은 오픈 프로토콜이며 언제나 다수의 사용자가 가장 원하는 최적의 방향대로 진화해 나간다. 만약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다수가 그림 파일을 메인 블록체인에 올리는 것이 큰 효용이 없다고 느낀다면 오디널은 2014년 등장했던 많은 서비스들이 그랬듯 자연스럽게 퇴장할 것이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오디널의 존재와 무관하게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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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06일 hot
[알쓸₿잡 64회] 암호화폐 비판하는 투자의 대가들…그들이 맞고 틀린 것
지난주, 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의 대가 두 명이 연이어 암호화폐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덕분에 올해 들어 비트코인 가격의 41% 상승과 함께 반등의 조짐을 보이던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물론 단지 이들의 발언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해서 조정받지는 않겠지만, 한번 2021년 상승장을 돌이켜 보자. 스탠리 드러켄밀러, 폴 튜더존스 등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입장임을 밝히며 투자를 ‘선언’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자동차 구입에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에 전통 금융기관과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이 앞다퉈 들어올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며 그해 11월, 비트코인 가격은 처음으로 6만 9000 달러까지 올랐다. 이렇듯 인류 역사에 처음 등장한 신기술이라는 점과 이제 막 14년차에 접어든 짧은 역사를 가진 점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매우 극단적으로 갈린다. 그러므로 대중에게 존경받는 유명인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발언하는지는 비트코인의 가격에 꽤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주 첫번째 주자로 나서 ‘암호화폐 빌런’ 역할을 맡은 사람은 바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파트너이면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찰리 멍거다. 그는 2월 1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짧은 사설 “왜 미국은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해야 하는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었다. “암호화폐는 통화도 아니고, 원자재도 아니며, 증권도 아니다. 그건 도박장이 100% 이기게 되어있는 도박 계약일 뿐이다.” 그는 이어서 “수년전 중국이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를 전면 금지했던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라며, “미국도 하루빨리 그때 중국 공산당이 취했던 조치를 본받아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멍거의 글이 월스트리트 저널 사설란에 실린 바로 다음날,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채 숨돌릴 틈도 없이 두번째 주자가 암호화폐 비판 릴레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바로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의 회장인 레이 달리오다. 그는 2월 2일 CNBC 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인 ‘Squawk Box’에 출연하여 암호화폐 중 가장 시가총액이 큰 비트코인을 “그 어떤것과의 연관성도 없으며 다른 통화나 금융자산에 비해 매우 적은 관심을 받고있는 자그마한 존재”라며 깎아내렸다. 그는 이어서 “비트코인은 마이크로소프트 시가총액의 겨우 3분의 1 수준일만큼 작으며 좋은 돈도, 부를 저장할만한 자산도, 물물교환에 용이한 수단도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나갔다. 원래 쭉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왔던 레이 달리오는 2021년 1월, 브릿지워터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굉장한 발명품’이라며 치켜세워 친 비트코인으로 전향한 것으로 의심받기도 했으나, 이번 CNBC 인터뷰를 통해 다시한번 확실히 비트코인 반대론자임을 증명했다. 그런데 대체 왜 새해 벽두부터 전설적인 투자자 두 명은 마치 짜기라도 한듯이 연이어 암호화폐 비판에 열을 올렸을까. 그들의 주장도 절반은 사실이다 찰리 멍거와 레이 달리오를 호되게 비판해줄 것이라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유감이지만 이들의 의견이 아예 틀린건 아니다. 적어도 대상을 ‘암호화폐’로 폭넓게 지정한다면 나는 이들의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찰리 멍거와 레이 달리오는 둘 다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멍거는 증권성을 띄는 토큰들이 아무런 제재없이 대중을 상대로 거래되는 것의 문제점을, 그리고 달리오는 중앙은행의 무제한 화폐 발행이 낳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어한다. 먼저 찰리 멍거는 자신이 쓴 사설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남겼다. “최근 미국에 생겨난 많은 기업들이 크고 작은 수천개의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이들은 정부의 허가를 전혀 받지 않은채 자유롭게 공개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때로는 대량의 암호화폐가 먼저 내부자나 초기 투자자에게 아주 헐값에 팔린 후, 조금 지난 뒤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대중을 대상으로 엄청나게 뻥튀기된 가격에 다시 팔리기도 한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메사리 리포트가 공개한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코인 유통량 분포도만 봐도 해당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솔라나, 아발란체, 플로우, 니어 프로토콜 등은 초도 발행 물량의 거의 50% 가량이 내부자 및 벤처 캐피탈들에게 배분되었다. 문제는 이 물량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풀리는지 일반 투자자들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코인을 보유한 내부자들이 자체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한 일반 투자자는 언제나 정보의 비대칭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주요 퍼블릭 블록체인들의 초기 발행 토큰 분포도 / 출처: 메사리 리포트 대량의 코인을 보유한 내부자와 벤처 캐피탈이 본인이 보유한 물량을 언제 어떻게 매도할 것인지 대중에게 철저히 공개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일례로 솔라나 발행 초기에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벤처 캐피탈 ‘소셜 캐피탈’의 창업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Chamath Palihapitiya)는 2021년 11월, 자신과 함께 솔라나에 투자한 벤처 캐피탈 거물들과 진행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솔라나를 계속 보유할꺼냐(But you are holding, correct?)”고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지도(ish)”라고 답했다. 영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대화의 분위기와 앞뒤 컨텍스트를 고려했을때 그의 애매한 답변의 의미는 아마 ‘수익을 많이 봤으니 일부는 정리하려고 한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해당 팟캐스트 방송이 진행된 2021년 11월 당시 솔라나 가격은 역사상 최고점인 230 달러 수준이었다. 차마스가 실제로 그 뒤 얼마나 되는 물량을 정리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해당 팟캐스트 방송 이후 솔라나 가격은 줄기차게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 겨우 24 달러 선에 머물러 있다. 솔라나 가격차트 / 코인마켓캡 이 작은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간단하다. 암호화폐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심하고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찰리 멍거가 지적한대로 대부분의 코인은 발행 초기 큰 물량을 먼저 비공개 형태로 내부자 및 벤처 캐피탈에게 배분하며, 그 뒤 이들이 보유 물량을 언제 어떻게 정리하는지 정보는 오직 내부자끼리만 공유한다.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이런 정보를 전혀 모르는 채 코인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들이다. 레이 달리오의 경우 알트코인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왜 비트코인이 돈으로 쓰이기에 적합하지 않은지 이유를 설명하는 쪽이다. 비트코이너로서는 안타까운 부분이지만 적어도 그가 진단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은 매우 정확하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국, 그리고 일본까지 경기를 부양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5년간 천문학적인 돈을 풀어댄 탓에 사람들, 특히 대부분의 재산을 은행 예금에 보관하는 서민들의 구매력은 갈수록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다. 그는 만약 달러 시스템을 대체하는 디지털 코인이 나온다면, 그것은 인플레이션과 완벽히 연계되어 언제 어디서든 보유자의 구매력을 유지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헌데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이 너무 심하여 좋은 가치저장 수단도, 좋은 교환의 매개처도 되지 못하므로 달러 시스템을 대체할 주인공이 아니라는게 레이 달리오의 주장이다. 그들이 비트코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투자의 대가로서 큰 돈을 벌었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있는 두 사람이지만 감히 조언을 해보려 한다. 우선 첫번째로 비트코인은 여타 알트코인들과 다르므로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찰리 멍거가 지적한 문제는 지금도 우후죽순 생겨나는 알트코인들을 법적, 제도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부작용일 뿐 비트코인의 문제는 아니다. 비트코인은 만든이도, 그것을 운영하는 회사도, 벤처 캐피탈도 없는 말 그대로 디지털 자산이다. 특수한 이해관계에 놓인 내부자가 없으므로 공시되어야 할 내부자 정보도 없으며, 증권 거래 위원회의 관리감독을 받을 이유도 없다. 마치 금, 은, 플래티넘 등의 금속이 우리에게 주어진것처럼 비트코인도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해야할 일은 비트코인 사용 자체를 허용하네 마네 하며 어차피 준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의미없는 규제를 만드는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기업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 정도는 갖춰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두번째는 비트코인이야말로 수많은 부작용을 빚어내고 있는 법정화폐 기반 금융 시스템을 대체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이다.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은 가격이 너무 널뛰기를 하는 탓에 좋은 화폐가 될 수 없다고 했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가치저장 수단인 금도 가격 변동성에서 자유로웠던 적은 없었다. 좋은 가치저장 수단이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특성은 무조건적인 가격 안정이 아니라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을만큼 장기간’ 구매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강산이 한번쯤 변했을지도 모르는 지난 10년동안 비트코인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는 102771%나 상승하여 가치저장 수단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금의 가치는 고작 11% 상승했으며, FAANG 주식의 인기와 함께 폭발적으로 성장한 S&P 500 지수도 겨우 174% 상승에 그쳤다. 누구보다 큰 성공을 이룬 투자의 귀재들이지만 그들은 아직 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 가장 큰 원인은 비트코인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는 전혀 새로운 발명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도 2017년이 되어서야 구글과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것을 후회하지 않았나. 현상 유지에 대한 갈망도 있을 것이다. 찰리 멍거와 레이 달리오는 훌륭한 투자자이긴 하지만 혁신가는 아니다. 인류의 삶을 조금이라도 개선시키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사업가들이다. 이들은 일반인들은 평소에 미처 알아차리지도 못했던 비효율과 불편함을 찾아내어 그것을 해결하는 무언가를 창조해낸다. 외람된 말이지만 찰리 멍거와 레이 달리오는 무언가를 창조하여 인류의 삶을 개선해본 경험은 없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로 판단하기 때문에 아마 자신들이 세운 투자 대상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더이상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을 것이다. 연초부터 원투펀치를 맞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만약 두 유명 인사들의 이번 발언 때문에 불안했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자. 그들이 그러거나 말거나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 곳곳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과 물물교환의 매개체가 필요한 곳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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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30일 hot
[알쓸₿잡 63회] “중앙은행 없애버리겠다”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후보
미국에서 비트코인 DCA(적립식 매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완 비트코인’이 2023년 주목할만한 비트코인 트렌드 10개를 선정했다. 유명 인플루언서 ‘나탈리 브루넬’의 나레이션이 들어간 멋진 영상으로 소개된 10개의 주요 트렌드 중에는 아르헨티나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비트코인 물결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오늘 칼럼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아르헨티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월드컵 우승이다. 지난해 12월 성황리에 종료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님은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무려 3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수도인 부에노스 아이레스 거리에 쏟아져 나와 자국 대표팀의 역대 세번째 월드컵 우승을 즐기는 국민들의 얼굴에는 어려운 현실에 한줄기 희망을 준 축구라는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고마움이 느껴졌다. 아디다스에서 아르헨티나의 3회 월드컵 우승을 기념해 출시한 별 세 개가 박힌 ‘3성 유니폼’ 3000벌이 5시간 만에 품절되었다고 하지만, 사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지난 한 해 물가가 전년 대비 98.4%나 폭등했기 때문이다. 1991년 이후 32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공정한 가격’으로 불리는 물가 안정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기본 생필품 1823여개의 생필품 가격을 오는 2월28일까지 동결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암울하기만 하다. 살인적인 물가로 인한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은 40%에 달한다. 대도시에선 지난 몇 년 사이 노숙자와 쓰레기를 주워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시민들이 시장에 가는 대신 쓰던 물건을 거리로 가지고 나와 물물교환하는 일도 흔해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대통령 후보 올해 10월 아르헨티나에서는 차기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치러진다. 국민들에게는 최악의 경제 위기에서 나라를 구할 지도자를 뽑는 중요한 이벤트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유력한 대선 후보 중 한명이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사실이다. 바로 부에노스아이레스 하원의원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Gerardo Milei)’다. 더벅머리와 긴 구레나룻이 특징인 밀레이는 원래 경제학자 출신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기후변화가 허구라고 주장하여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등과 비슷한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는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의 자율에 모든걸 맡겨야 한다고 설파하는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지지자다. 공식석상에서 인터뷰를 할 때마다 그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월급과 재산을 몰래 훔쳐가는 케인즈 경제학과 집단주의 사상을 뿌리뽑아 버리겠다”는 강경한 발언을 한다. 그동안 아르헨티나에서는 1940년대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에게서 시작돼 오랫동안 주류 정치 이념으로 자리매김한 페론주의가 득세했다. 페론주의의 골자는 대중 영합주의, 즉 포퓰리즘이다.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자 수입 증대’를 강조했다. 그동안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 독립’을 내세워 철도, 전화, 가스, 전기, 항공사 등을 국유화하고 적극적으로 현금을 살포해 한 해에 많게는 20%씩 노동자 임금을 올리기도 했다. 수십년간 이어진 포퓰리즘 정책의 성적표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급증한 빈곤률이다.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기준 아르헨티나 빈곤율은 42%다. 2019년 하반기 35.5%에서 1년 새 6.5%포인트가 늘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달 소득이 기본 생필품과 서비스를 사는 데 필요한 5만4207페소(약 66만7천원) 미만일 경우 빈곤층으로 분류된다. 전체 4인 가구의 거의 절반 수준이 한달에 66만원도 벌지 못할 정도면 민생경제가 완전히 파탄났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의 대안이다 밀레이는 현 정부와 직전 보수정권을 두루 비판하며 반(反)기득권 이미지를 구축하여 인기를 얻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들어도 자랑스러워 했을만한 답변을 했다. “중앙은행은 사기(Scam)입니다. 그것은 단지 정치인들이 인플레이션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금으로 선량한 사람들을 속여 부를 갈취하는데 이용되는 도구일 뿐입니다. 돈은 정부의 소유물이 아니라 원래 민간의 발명품입니다. 비트코인은 돈이 다시 제 주인을 찾게 해주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는 정부가 법정화폐를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치인은 표를 얻기위해 계속해서 대중 영합적인 정책을 어필할 것이기 때문에 돈 찍어내기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을 찍어낸 만큼 채무가 늘어난 정부 입장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이 이자부담을 줄이는데 훨씬 유리하다. 물론 그럴수록 민생경제는 더욱 어려워 지겠지만 그럴때마다 더 많은 현금을 살포하여 민심을 달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답변을 이어나갔다. “비트코인의 탄생은 중앙은행이 벌이는 사기 행각에 대한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다. 돈을 민간에게 다시 돌려주면 경제의 고인플레이션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르헨티나에서 중앙은행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을 제안한다.” 대선후보의 발언 치고는 너무 비현실적이라 생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 98.4%의 인플레이션 역시 비현실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아르헨티나가 정말 중앙은행을 없앤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금 예측하기는 어려우나, 지금은 최악의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한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이 선택한 무기가 비트코인이라는 점에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 아르헨티나 부켈레 등장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2022년 10월에 ‘아메리카일렉츠’에 의해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밀레이는 24%의 지지율과 함께 그가 이끄는 ‘자유전진’을 포함한 자유주의 정당 연합을 이끌게 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된 상태다. 특히 해당 설문조사가 밀레이의 최대 경쟁자였던 현 아르헨티나 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가 후보 사퇴를 발표하기 전에 이뤄진 것이라 밀레이의 실제 인기는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지난 12월 부정부패 혐의로 법원에서 6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부통령 퇴임 이후 모든 정치적 활동이 금지된 상태다. 그러나 자유주의 정당 연합이 아직 공식적으로 누구를 대선 후보로 내세울지 발표하지는 않은 상태라 아직 밀레이가 정말 대선 후보로 출마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어쨌든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에 이어 남미에서 또 한명의 비트코이너(Bitcoiner) 대통령이 탄생할지 흥미롭게 지켜보면 되겠다. 중앙은행과의 싸움에서 비트코인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일관된 통화 정책을 지녔고, 무슨 일이 생겨도 10분에 한번씩 블록이 쌓이며 블록 생성자에게는 6.25 BTC 가 주어진다 (현재 반감기 기준). 하이퍼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부익부 빈익빈만 심화되는 반면, 비트코인이 쓰이는 경제에서는 특혜를 보는 계층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더욱 열심히 생산활동에 임하게 된다. 건전한 문화가 형성되고 경제활동 참여자들 간에 건강한 관계가 맺어지며 더욱 견고하고 튼튼한 경제가 만들어진다. 이를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비트코인 사용처가 늘어나고, 이는 곧 비트코인의 수요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바로 ‘하이퍼비트코이나이제이션 (Hyperbitconization, 법정화폐 대신 비트코인이 주류 화폐로 채택된 세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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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1월 20일 hot
[알쓸₿잡 62회] 전통 금융,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질까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왜 전쟁을 해야만 했을까.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학자였던 투키디데스는 당시 아테네와 스파르타 진영 간 발생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시작과 전개 과정을 기술하면서, 전쟁의 필연적 원인을 “아테네의 부상(rise)과 이에 대한 스파르타의 두려움(fear)”으로 규정하였다. 저서 ‘결정의 본질(Essence of Decision)’로 유명한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2012년 8월 22일 파이낸셜타임즈지에 기고한 사설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용어를 썼다. 앨리슨은 “투키디데스의 함정 프로젝트(Thucydides’s Trap Project)”로 명명된 연구를 통해 15세기 이후 신흥세력이 지배 세력에 도전했던 사례가 16개이며, 이 중 12개가 전쟁으로 연결되었다고 주장했다. 앨리슨이 밝혀낸 전쟁의 원인은 2500여 년 전 투키디데스가 결론지었던 바와 동일하다. 기존 지배 세력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신흥세력의 자신감과 자부심에 찬 행동들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전통 금융과 신흥 세력의 충돌 오늘날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한일간의 충돌, 미중간의 갈등처럼 국가간의 대립관계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된다. 헌데 국가간의 대립 외에도 이 표현이 잘 들어맞는 분야가 하나 있다. 바로 금융 산업이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금융의 헤게모니 싸움은 이미 시작된지 오래다. 전통 금융을 가장 밑단에서부터 설명하면 그 근본에는 역시 중앙은행이 관장하는 화폐발행 및 유통 시스템이 있다. 각 국가의 중앙은행에 의해 발행되는 법정화폐는 시중은행을 통해 대출의 형태로 사용자들에게 전해진다. 만약 해외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 달러화는 국채 매매나 시중은행들 간의 환거래를 통해 해외로 수출된다. 지금은 미국 달러화가 명실상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시기다. 현재 국제무역에서 미국 달러화가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비율은 80%가 넘는다. 달러화는 전 세계 어디서나 가장 안전한 자산이자 최후의 보루로 인정받는다. 미국 정부가 가치를 보증하는 그린백(Greenback)은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없는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달러화 패권을 등에 업고 성공가도를 달린 사람들이 바로 은행가들이다. 대형 은행들 사이에는 경쟁이 별로 없다. 현재 금융통화 시스템 안에서는 알아서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굳이 서비스 혁신을 일으키지 않아도 된다. 돈의 수도꼭지 아래서 자신의 몫을 늘리는 방법을 찾으면서도 새로운 부를 창출하지는 않는 지대추구 행위가 만연한 이유다. 만약 방만한 경영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자신들의 실패가 사회 전반에 끼칠 문제를 부각시키며 스스로 감당해야 할 손실을 사회에 전가하는 행태도 벌인다. 2022년 4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2 컨퍼런스’에는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이 기조 연설자로 등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가로막는 적들 중 1순위는 오마하 출신 소시오패스 할아버지”라며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비판했으며,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를 “금융권에서 장로처럼 권위적으로 정치”하는 구성원이라며 비판했다. 참고로 버핏은 2018년 비트코인을 “쥐약(Rat poison)”이라고 표현하면서 줄곧 비트코인의 존재가치를 격렬히 부정해온 인물이다. 제이미 다이먼 CEO도 비트코인을 “폰지사기와 다를게 없으며 가치없다”고 표현했고, 래리 핑크 CEO도 비트코인을 “자금 세탁의 지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피터 틸이 이들을 비난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악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면서 개혁과 혁신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JP모간은 2008년 이자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들, 즉 서브프라임 등급에게까지 부동산 담보대출을 마구잡이로 해줘서 거대한 거품경제를 양산하고, 결국 부동산 시장이 무너져 도산할 위험에 처하자 정부에게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당사자다. 대형 은행이 망하면 그곳에 예금을 넣은 사람들에까지 피해가 확대되니 중앙은행이 나서서 살려준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 다음이다. 대공황 이후 발생한 최악의 금융위기에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간 사람은 당시 크레딧 스위스의 임원이었던 카림 세라겔딘 단 한명 뿐이었고, JP모간을 비롯한 주요 대형 은행들은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경영진에 예년보다 더 많은 보너스를 두둑히 챙겨주며 자기들끼리 보너스 잔치를 벌여 큰 비난을 받았다. 워런 버핏은 자산 기준 미국 4대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에 오랫동안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6년 웰스파고는 직원들이 고객 몰래 ‘유령 계좌’ 수백만개를 만들어 각종 수수료 명목 등으로 고객들의 돈을 빼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웰스파고 직원들은 고객들이 모르게 고객 명의의 별도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계좌를 개설한 뒤, 고객들이 기존 계좌에 갖고 있던 돈을 이 유령 계좌로 일부 옮겼다.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가짜 이메일 주소를 개설하거나 가짜 비밀번호를 만들고, 때론 고객 몰래 고객 명의의 체크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떠오르는 해 비트코인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금융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IT 혁신을 통해 탈물질화, 탈지역화된 개인대 개인(P2P) 금융 시스템을 말한다. 탈물질화는 기본적으로 특정 기관이 중앙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에서 탈중앙화된 P2P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탈지역화는 국가별로 각기 다르게 정립된 금융규제 및 각종 제약에서 벗어난 범 지구적 단일 네트워크를 말한다. 생각해보면 전통 금융의 강자들이 왜 비트코인에 경기를 일으키는지 이해가 간다. 스파르타가 급부상하는 아테네에 대해 느꼈던 두려움(fear)을 이들도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 사실 금융은 이미 상당부분 디지털화한 상태다. 우리 일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계좌를 관리하고 비대면 결제를 하면서 점점 더 현금이 필요 없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가. 그러나 비트코인이 제시하는 디지털 금융은 이정도 얕은 단계의 디지털화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것을 의미한다. 계층 화폐의 가장 정점에 있는 중앙은행의 신용과 발권력이 새로운 무언가로 교체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아래에서 낙수효과를 누리던 대형 은행들의 헤게모니도 자연스럽게 퇴색하게 된다. 과연 은행없이 금융 거래가 가능할까? 은행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에 너무나 깊숙히 들어와 있어서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친구에게 돈을 보낼 때,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계산을 할 때, 직장에서 월급을 받을 때 모두 우리는 은행을 통해 돈을 주고받는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은행을 쓰더라도 매끄럽게 돈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것은 은행들끼리 쓰는 표준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은행들끼리 쓰는것은 ‘한은 금융망 네트워크’라 부르며 각 나라별로 중앙은행과 시중은행 간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하도록 별도 네트워크를 구축해놓고 있다. 참고로 한은 금융망을 통해 하루에 처리되는 결제 건수는 1만5000건 정도다. 국가간 송금의 경우 은행들은 SWIFT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 SWIFT는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각국의 중앙은행과 시중은행들이 서로 소통하기 위해 쓰는 카카오톡이나 지메일같은 통합 메신저라고 생각하면 된다. 각국의 은행들은 매일 4200만 건이 넘는 주문을 SWIFT를 통해 처리하고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국가마다 별도로 존재하는 은행망이나 국제 송금에 필요한 SWIFT 네트워크를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이 위에서 움직이는 돈은 은행이 따로 ‘처리’해주지 않아도 전 세계 어디에 있는 누구에게든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현재 일평균 3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 아직 SWIFT가 처리하는 일 거래 건수의 0.7%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한은 금융망 결제 건수에 비하면 이미 20배가 넘는 규모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계층 화폐의 최정점에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이 있다. 중앙은행의 신용과 지급보증 능력이 최정점에 있는 전통 금융 네트워크와 다른 점이다. 아직 전 세계 어디에서나 최후의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는 미국 달러화가 지닌 파워에는 미치지 못해도,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은 이미 여러 개도국들의 법정화폐를 무릎 꿇렸다. 무리한 통화확장으로 자국 화폐가치를 한없이 떨어뜨려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몇몇 중앙은행보다 훨씬 더 나은 안전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14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말이다. 앞으로도 미국 달러화가 대표하는 전통 금융과 비트코인이 대표하는 디지털 금융은 계속해서 마찰을 빚을 것이다. 그리스의 맹주 자리를 놓고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자존심 싸움을 벌였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30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금융의 왕좌 자리를 놓고 달러와 은행, 그리고 비트코인과 테크 엘리트가 벌이는 전쟁은 과연 얼마나 이어질까. 그리고 종국에는 누가 이기게 될까. 지난 역사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전쟁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갔던 국가들처럼 전통 금융의 앞날이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는다. -
2023년 01월 13일 hot
[알쓸₿잡 61회] 블록체인의 가치, 신뢰가 결정한다
파월 연준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지난 4일 공개된 FOMC 12월 의사록은 새해에는 금융시장이 반등하기를 기대했던 투자자자들을 보기좋게 골탕먹이며 2023년 한해를 활짝 열었다. 회의에 참석한 연준 위원들은 “특히 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며 사실상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식이나 코인에 물려있는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매우 아쉬운 일이다. 위험자산 시장이 반등하려면 역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다시 완화적인 기조로 돌아서 줘야하는데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잡히지 않았고 언제 잡힐지도 모르기 때문에 먼저 섣불리 기조를 바꿀 수 없다는 연준의 선언은 올해도 개인 투자자들 계좌에 빨간불 들어오는 날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으름장처럼 들린다. 그러나 의외로 연초 시장은 이런 어두운 전망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연초대비 3.8% 상승,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5.24%나 상승했다(1월 12일 기준).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연준이 사실상 못을 박았는데도 왜 시장은 반등하는 것일까. 이는 시장이 더 이상 연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제롬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아마 역사상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가장 많이 실추시킨 연준으로 기억될 것이다. 2021년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뿐이며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라고 주장하여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그 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률은 4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알리안츠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하메드 엘-에리안은 제롬 파월이 주장한 ‘일시적인 인플레이션’을 연준 역사상 최악의 경제 진단이라 혹평하기도 했다. 연준은 2022년이 되어서야 인플레이션을 진화하겠다며 0%대에 머물던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처음에는 파월 의장도 시장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 하려는듯 되도록 천천히 금리를 올릴 것처럼 보였다. 연내 수차례 기준금리를 인상 하겠지만 연말 최종 금리는 대략 1.9%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모두가 잘 알다시피 실제 그해 연말 기준금리는 4.5%로 마무리됐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한 연준은 연이은 ‘빅 스텝’과 ‘자이언트 스텝’으로 순식간에 위험자산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불러온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기준금리를 천천히 올릴 것이라 약속한 연준의 말만 철썩같이 믿고 대출을 정리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은 지금 갑자기 오른 금리 때문에 큰 어려움에 처했다. 누구나 ‘영끌’과 ‘빚투’를 당연시했던 저금리 시대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지금 빚을 갚는데 소득의 60%를 넘게 써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들한테 “그러게 애초에 왜 빚을 내서 투자를 하냐”며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있을까. 0%대 저금리가 계속해서 유지되는데도 아무 대출을 받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더 비정상이다. 더군다나 서울시내 아파트 가격이 자고 일어나면 오르고, 다음날 되면 또 오르는걸 뻔히 지켜보면서 말이다. 이들에게 죄가 있다면 중앙은행의 말을 너무 철썩같이 믿은 것이다. 만약 연준이 2022년 초에 금리인상 계획에 대해 조금 더 솔직했다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도 미리 과도한 레버리지를 정리할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코로나 이후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킨 장본인은 바로 연준의 거짓말이다. “회계법인 믿을 수 없어 감사 안 맡긴다”는 창펑자오 FTX 거래소 파산 이후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신뢰’라는 단어에 그 어느때 보다도 목말라하고 있다. 과연 누구를 믿을 것인지, 어디를 믿을 수 있는지를 너무나도 간절히 알고싶어한다. 최근 국내에서 열린 한 암호화폐 커뮤니티 모임의 주제가 ‘거래소 파산과 디파이 해킹 중 무엇이 나은가’였다는 소식은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결국 암호화폐 투자는 이러나 저러나 한번쯤은 홀랑 날려먹을 각오로 임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 세계에서 1억 2천만 명이 사용하는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 2022년 한 해에만 22조달러(약 2경8천600조원) 이상의 거래량을 처리했다. 거래량 기준으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고객의 신뢰를 얻는 면에서는 전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본사 위치와 매출, 이익, 보유 현금 등 기본적인 재무정보를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있다. 파산한 FTX 거래소에 FTT라는 자체 코인이 있었듯 바이낸스에도 자체 코인인 ‘바이낸스 코인(BNB)’가 있지만, 이 코인이 회사 대차대조표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비공개다. 바이낸스는 고객들이 보유한 가상자산에 대해 돈을 빌려주고 고객들이 빌린 자금으로 마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 베팅이 얼마나 큰지, 회사가 관련 위험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고객 인출에 대비한 준비금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의문점들에 바이낸스는 늘 ‘비상장 회사라 정보공개 의무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다. 지난 12월 15일 바이낸스 창업자인 창펑자오의 미국 CNBC 방송 인터뷰는 그 하이라이트다. 한 앵커가 바이낸스에 예치된 21억 달러의 고객 예치금에 한번에 인출 요청이 들어와도 문제없이 인출해줄 수 있냐고 묻는데, 창펑자오는 “우리는 재무적으로 건전하며 변호사들이 잘 해결해 줄 것” 이라는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할 뿐 끝끝내 시원하게 “Yes”라고 답하지 못한다. 4대 회계법인에 외부감사를 맡기고 투명하게 재무구조를 공개하면 안되냐는 질문에는 “그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의 재무구조를 파악할줄 모른다”는 얼토당토 않은 답변으로 오히려 의구심만 더욱 증폭시킨다. 참고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코인베이스는 4대 회계법인 중 딜로이트로와 정기적으로 외부감사를 진행하여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있다. 회계법인을 믿을 수 없어 감사를 맡기지 않는다는 발언이 세계 최대 거래소의 수장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없던 의심도 생겨나게 만든다. 물론 창펑자오의 주장대로 바이낸스는 재정 건전성이 훌륭하며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운영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테라, 루나 사태와 FTX 파산으로 흉흉해진 암호화폐 시장에서 고객의 불안감을 해소해줄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석연치 않은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모습은 업계 1위의 위상에 썩 걸맞지 않는다. 솔라나 가격반등이 달갑지 않은 이유 한때 “솔라나가 쏠라나”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이더리움의 대항마 솔라나는 2022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주요 투자자로서 솔라나 생태계 확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던 FTX의 퇴장과 함께 한 때 300 달러가 넘던 코인 가격이 1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 대표 NFT 프로젝트인 디갓(DeGods)과 유츠(y00ts)가 각각 이더리움과 폴리곤으로 떠난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솔라나는 전체 발행량의 약 절반 가량이 벤처 캐피탈(VC) 및 내부자들에게 배분된 전형적인 VC 토큰이다. 그러니 FTX 사태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나빠지며 주요 투자자들이 손을 털고 나갈 때 가장 먼저 타겟이 되었을것이다. 코인 가격이 하락하니 그것으로 가격이 매겨지는 NFT 역시 버티지 못하고 더 안정적으로 가격이 유지되는 코인 생태계로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솔라나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이 과부하로 셧다운되는 사고도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2년 한 해에만 8번이나 장애가 발생하여 네트워크가 먹통이 됐다. 솔라나에서 유독 네트워크 장애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확장성 확보를 위해 낮은 거래 수수료와 높은 거래 처리량에 치중하면서 보안이 상당히 취약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NFT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한때 트랜잭션(거래 처리) 수가 이더리움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오히려 높은 인기 때문에 기술적 취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솔라나 가격이 연초 다시 상승하고 있다. 한동안 12달러 수준을 멤돌던 가격이 2023년이 되자마자 일주일만에 16달러까지 반등했다. 위에서 설명한 문제들이 해결된 것도 아니고 혁신적인 신기능이 새로 나온것도 아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도지코인과 비슷한 강아지 컨셉을 내세운 ‘봉크(Bonk)’라는 밈 코인이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으로 나왔다는 이유가 전부다. 밈 코인은 말 그대로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코인이기 때문에 솔라나가 그동안 실추한 신뢰를 다시 찾아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솔라나의 연초 가격 반등이 별로 반갑지가 않다. 비탈릭 부테린은 트위터에 솔라나의 부활을 응원한다는 ‘신뢰의 메세지’를 남겼다지만 정작 투자자들이 다시 솔라나를 신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의 비결 미 연준, 바이낸스, 그리고 솔라나의 공통점은 모두 고객과의 신뢰 형성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은 열등생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또한 분야는 조금씩 다르지만 점점 비트코인 때문에 입지가 더욱 흔들리는 중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만약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지 못하고 침체와 공황으로 치닫는다면 중앙은행이 관장하는 신용화폐 시스템은 다시한번 그 실효성이 도마위에 오를 것이다. 바이낸스가 불투명하고 석연치 않은 자세를 유지할수록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대체재를 찾아 나서거나 아예 셀프 커스터디(자기 수탁)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솔라나가 내부자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코인 유통구조와 네트워크 셧다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NFT 프로젝트와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등을 돌릴 것이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비트코인이 얼마나 잘 디자인된 기술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비트코인은 10분에 한번씩 전 세계에 퍼져있는 수천 수만개의 노드가 외부감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몰래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없다. 비트코인을 창시한 사토시 나카모토는 본인이 채굴한 100만여개의 비트코인을 그대로 놔둔채 홀연히 사라졌으며, 사토시 나카모토에 이어 두번째로 비트코인 채굴에 합류한 할 피니는 안타깝게도 루게릭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므로 비트코인에는 주인 행세를 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내부자가 없다. 이는 가격이 외부적인 요인없이 온전히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매겨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2009년 제네시스 블록이 생성된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네트워크가 셧다운된 적이 없다. 확장성은 떨어질지 몰라도 완전 무결함이 원칙인 인터넷 프로토콜 TCP/IP와 닮았다. 게다가 레이어 구조로 기술이 얹어지며 확장성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이것도 인터넷이 성장한 구조와 유사하다. 모든 사회·경제·정치 시스템은 신뢰의 문제에서 시작해 신뢰의 문제로 끝난다. 신뢰가 구축되지 못한 사회에서는 가치교환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더불어 국가도 성장하지 못한다. 즉 신뢰기술인 비트코인은 사회·경제의 토대를 재구축하는 혁신 기반이 될 것이다. -
2023년 01월 02일 hot
[알쓸₿잡 60회] 암호화폐에 법치주의가 필요한 이유…그리고 PoW의 역할
강력한 법치주의가 중요한 이유 얼마전, 2022년 2월 안타깝게 고인이 되신 고 김정주 넥슨 회장 소유의 거래소 계정에서 약 85억원 상당의 코인이 탈취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범인은 전문 해킹 범죄조직 장 모 씨 일당이며 이들은 가입자를 식별하는 유심을 불법 복제해 김 전 회장 계좌를 해킹한 뒤 10일간 총 27차례에 걸쳐 코인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 모 씨는 사망한 김 전 회장의 계정에서 거래가 발생한 것을 수상히 여긴 거래소측의 신고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았으며 6년 형이 선고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탈취된 85억 원은 아직 환수되지 못했다. 뉴스를 천천히 읽어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장 모 씨는 법원에서 6년형을 선고받는 동안 판사를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 탈취한 85억 원 대비 6년이라는 시간이 충분히 견딜만 한지, 아니면 버리기 아까운지 따져보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도덕적 판단 기준은 다르겠지만 현실을 직시해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85억 원은 평생 한번 만져볼까 말까 한 큰 돈이다. 평생도 아니고 6년 안에 85억 원을 벌 수 있는 확률은 그보다 훨씬 더 낮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장 모 씨는 자신이 받은 판결에 지금 만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탈취한 85억 원을 어딘가에 잘 숨겨놓고 6년만 버티면 풍요롭고 안락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분명 법의 심판을 받았는데도 오히려 범죄자가 결과에 만족스러워 하며 두 발 쭉뻗고 지낼 수 있다면 누군들 범죄를 멀리할까. 대한민국이 사기 공화국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지금 우리의 사법 시스템은 범죄, 그 중에서도 특히 금융범죄에 너무나도 관대하다. 대한민국의 솜방망이 처벌은 미국과 자주 비교된다. 미국에서는 금융 범죄에 대한 처벌이 엄격해 범죄자에게 수백년씩 징역형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범죄자가 선뜻 행동에 나서기가 어렵다. 아무리 큰 돈을 벌어 숨겨 놓더라도 그때문에 평생 감옥에 갇혀있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디지털 세상의 문제 대한민국보다 범죄에 대한 처벌이 더 솜방망이인 곳이 디지털 세상이다. 온라인에서는 수백만개의 가짜 계정과 스팸 메세지로 타인을 공격해도 아무런 비용도 발생하지 않고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공격자가 가질 수 있는 무기는 ‘무한대’이고 그에대한 리스크는 ‘제로’인 세상이다. 당연히 타인에 대한 사기가 판을 칠 수 밖에 없다. 웹사이트 분석 툴인 스파크토로(SparkToro)와 트위터 분석용 무료 툴인 팔로워웡크(Followerwonk)가 공동으로 트위터에 공개된 4만 건 이상의 계정을 분석해 그 결과를 정리했다. 그 결과 트위터에서 활동이 확인된 ‘활성 트위터 계정’ 중 19.42%가 스팸·가짜 계정으로 밝혀졌다. 트위터에서 만난 10명의 사용자 중 약 2명은 가짜이거나 스팸 계정이라는 뜻이다. 트위터 측은 하루에 100만건 이상의 가짜 계정들을 삭제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삭제되는 속도보다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보니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내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커뮤니티(이하 단톡방)에는 이따금 스팸 계정이 들어와 광고 메세지를 잔뜩 뿌리고 나간다. 입장 코드를 설정하여 아무나 들어오지 못하게 해놔도 소용이 없다. 심할 때는 도배된 광고 메세지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지우는데 한시간이 넘게 걸린 적도 있다.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카카오 측에서 광고 계정을 삭제하는 알고리즘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삭제되는 계정보다 생성되는 계정 수가 더 많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 가짜 계정을 보는 즉시 신고해봐야 최악의 경우 해당 계정이 정지되는게 전부다. 어차피 스팸 광고를 뿌리는 용도이므로 다시 만들면 된다. 트위터와 카카오톡 같은 SNS 플랫폼 입장에서 가짜 계정 현황을 속시원히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SNS의 주된 수입원이 광고매출이기 때문이다. 진짜 계정이든 가짜 계정이든 광고 조회수와 클릭수만 늘면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할 수 있으므로 플랫폼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올라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가짜 계정들이 너무 늘어나면 실사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가중되기 때문에 그냥 두고볼수도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보통 SNS 플랫폼들은 어느정도 선까지는 가짜 계정과 스팸성 광고 메세지가 늘어나는 것을 용인하다가 실사용자들의 불만이 슬슬 터져나온다 싶을때쯤 가짜 계정들을 색출하여 삭제하고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곤 한다. 그러나 요새는 AI(인공지능)까지 가짜 계정 생성에 활용되는 추세다. AI 기술은 가짜 계정 색출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AI는 자가학습 능력이 있기때문에 스팸 봇을 감지하기 위해 플랫폼 측에서 만든 패턴을 학습하여 그것을 회피하는 스팸 전략을 만들어낸다. 플랫폼 측에서 없애고 싶어도 없앨 수 없는 가짜 계정은 진짜 큰 문제다. 가짜 계정은 광고 조회수와 클릭수는 높여주지만 결국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비용을 낭비하는 셈이다. 그러면 광고 건수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플랫폼은 빠져나간 광고를 되찾기 위해 더 많은 가짜 계정을 용인하는 덫에 빠지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해결책 디지털 세상이 이렇게 무법천지인 근본적인 이유는 범죄에 대한 비용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사용자가 하는 행동은 곧 데이터 전송인데, 인터넷에서 데이터 전송은 기본적으로 무료다.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으니 공격자는 수백만 건의 범죄를 저질러 모두 실패해도 아무런 리스크가 없는 것이다. 가짜 계정이 판치는 SNS는 거짓 투성이다. 팔로워 수, 좋아요 수, 댓글까지 사실상 꾸며진 정보에 불과하다.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방식은 이러한 인터넷의 치명적 약점을 역사상 처음으로 해결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위에 지어진 디지털 세상에서는 더 이상 데이터 전송이 무료가 아니다. 사용자가 데이터를 전송하려면 반드시 블록에 트랜잭션을 담아야 한다. 그리고 블록에 데이터를 담기 위해선 블록을 생성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채굴 노드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 채굴 노드가 행할 수 있는 수많은 공격 및 범죄행위 가능성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방지한 비트코인의 아름다운 디자인은 잠시 논외로 하자. 이 글에서 집중하고자 하는 내용은 바로 비트코인의 작업증명 시스템이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미래 인터넷의 모습이다. 만약 범죄자가 가짜 계정을 생성할때마다 범죄자 지갑에서 자동으로 10사토시씩 차감되게 한다면 어떨까. 현실세계처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하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는 모든 데이터 전송에 비트코인이 필요하므로 어느 사용자의 지갑에나 반드시 비트코인이 채워져 있을 것이다. 그것이 실계정이든 스팸계정이든 말이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 소정의 비트코인을 차감한다면 범죄자는 범죄에 대해한 이득이 충분한지를 따지게 되고 자연스레 범죄는 줄어들게 된다. 현실 세계에서 법치주의가 범죄에 대한 처벌을 내려 사회질서를 유지하듯이, 디지털 세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작업증명이 범죄 행위에 비용을 매겨 범죄 유인을 없애버리는 것이다. 마이클 세일러가 비트코인을 ‘디지털 에너지의 보존(Conservation of digital energy)’라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가령 비트코인 기반 SNS에서는 계정을 만들 때, 메세지를 보낼 때, 타인의 포스팅에 좋아요를 누를 때 모두 소정의 ‘사토시’ 를 내야한다. 트위터에서는 수만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도 비용이 제로였기 때문에 공격자가 잃을게 없지만, 이제 디지털 공격자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해야한다. 현실 세계에서 범죄가 일어나면 수사기관이 체포하고 재판에 넘겨 사법부가 심판을 내린다. 인간 행동에 이런 인과응보가 따르는 이유는 세상이 물리적인 에너지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감옥에 갇혀있는 범죄자가 밖에 있는 나를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는 둘 사이의 철창, 즉 물리적 에너지 때문이다. 반면 비트코인과 작업증명은 디지털 에너지다. 범죄 행위에 인과응보를 불러오는 에너지, 범죄자와 나 사이에 철창을 놓아주는 에너지, 디지털 세상을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에너지다. 비트코인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실현시킨 디지털 에너지 덕분에 인터넷은 더 정직하고 도덕적인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다. 인과응보(영어로 consequence)가 존재하여 사용자들간에 질서가 형성되는 안정적인 인터넷. 웹 3.0이다. 웹 3.0은 잠깐 스쳐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욱 풍요롭게 바꿀 메가 트렌드다. 사회 곳곳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될수록 웹 3.0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이다. 다만 조심하자. 단순히 코인이나 블록체인이 웹 3.0이 아니다. 비트코인과 작업증명이 주인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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