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21일 03:09

디파이(Defi)와 금융 | Koo

디파이(Defi)와 금융

이번에는 2020년 가상자산 열풍을 불러왔던 디파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디파이는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중앙 기관 없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해. 디파이는 그 이름대로 블록체인 세계의 금융을 담당하고 있어. 먼저 전통 금융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디파이가 기존 금융의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는지 얘기해보자.

금융의 정의와 역사

금융의 정의는 ‘돈의 흐름’, 혹은 ‘돈의 융통’이야. 융통의 사전적 의미는 ‘빌리거나 구해서 쓰는 것’인데, 금융을 쉽게 말하면 돈을 빌리거나 구해서 쓰는 것이지. 개인의 신용과 채무 부터 증권까지 투자를 위해 돈을 생성하고 관리하는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어.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공공기관부터 기업, 개인까지 우리 모두 금융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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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 인간 역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고대 수메르 문명이 최초의 쐐기 문자를 만든 가장 큰 이유가 회계 장부를 기록하기 위해서라고 해. 함무라비 법전에는 대출과 이자에 대해서도 명문화했어. 한편, 우리가 알고 있는 지금 같은 형태의 은행은 르네상스 시대 환전소에서 시작된 거야. 또 증권(주식)은 16세기 대항해시대 때 동인도 회사와 함께 출현했어. 신대륙으로 항해를 떠나려면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한데, 증권을 발행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던 것이지. 이후 17세기 암스테르담에 최초의 증권거래소가 설립되었고, 1801년에는 런던증권거래소가 출범했는데 이는 금융의 중심이 영국 런던으로 옮겨졌다는 걸 의미했어.

금융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유동성을 공급해서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야. 유동성은 쉽게 말해 돈인데,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건 자본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야. 그래야 개인과 기업이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경제가 성장할 수 있겠지. 하지만 아무 근거 없이 무조건 자금을 공급해주면 안 되겠지? 해당 프로젝트의 현재, 미래 가치를 판단하고 가격을 책정해서 적정한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를 함으로써 리스크를 낮추는 것도 금융의 또다른 역할이야. 이를 위해 금융 시스템은 가치 산정(ex: 리서치), 자금 지급 수단(ex: 채권, 증권), 거래 환경(ex: 증권 거래소)을 제공해. 이 과정에서 자산 관리, 투자대행 및 파생상품 발행 서비스가 출현하기도 했어.


디파이의 역사

디파이 역시 금융의 일종으로 기본적으로는 금융의 특성과 성격을 반영하고 있어. 그런데 기존 금융과 디파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산을 누구에게 맡기는지야. 기존 금융은 금융 상품을 제공하거나 운영하는 기관에 자금을 맡기는 반면, 디파이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하더라도 자금을 특정 주체가 통제한다면 디파이라고 부르기 어려워. 요즘 가상자산을 맡기면 회사에서 자금을 운용해서 몇퍼센트의 이자를 주겠다는 서비스들이 있지? 이런 서비스는 그래서 씨파이(Cefi, Centralized Finance)라고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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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체제작


2017년에 등장한 메이커다오(MakerDAO)는 처음으로 디파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프로젝트야.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워낙 심하다보니, 이걸 헷지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자는 의도로 시작했어. 메이커다오는 다이(DAI) 코인을 발행했는데, 달러 가격에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이야. 메이커다오에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면, 그 이더리움보다 낮은 가격의 스테이블 코인인 다이를 빌려줘. 예를 들어 $150의 이더리움을 맡기면 $100 상당의 다이를 주는 거지. 이렇게 대출 받은 다이로 다른 곳에 투자를 할 수 있고, 빌린 만큼의 다이와 이자를 갚으면 처음에 맡긴 내 이더리움을 돌려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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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파운드의 운영 메커니즘
출처: 자체제작


2018년 9월에는 컴파운드(Compound)가 등장했어. 컴파운드는 은행이 예금과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했어. 내 가상자산을 컴파운드에 예금하면 그에 대한 이자를 받고, 대출을 받으면 이자를 내야하는 원리야. 투자자와 대출자 모두의 니즈를 채워주었지. 컴파운드는 여기서 예대마진을 자신들의 수익으로 챙기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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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체제작


2018년 11월에는 유니스왑(Uniswap)이 런칭했어. 유니스왑은 최초의 탈중앙화 거래소(DEX, Decentralized Exchange)이자 디파이의 혁명이라고도 불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주식과 같은 호가창 매매 시스템을 차용했어. 그런데 호가창 매매법으로 토큰 거래를 하면 가스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해. 유니스왑에서는 하나의 항아리, 즉 풀(pool)에 토큰을 다 넣어둬. 내가 담보를 맡기고 다른 토큰으로 교환하고 싶으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계산해서 얼마로 교환할 수 있는지 가격을 알려주는 거야. 중앙화거래소에 상장하지 않아도 자신들이 개발한 토큰을 올리고 유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어 효율적이지. 실제로 다오 멤버십을 얻기 위한 거버넌스 토큰 같은 것들은 중앙화거래소에 상장이 안 되어 있는 게 많은데, 유니스왑에서 그 토큰을 얻을 수 있어.

유니스왑 이후 영감을 받은 다양한 디파이 프로젝트가 등장했고, 디파이의 혁신은 현재진행형이야. 오늘은 디파이의 근본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봤는데, 사실 디파이는 워낙 많은 프로젝트가 있고,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지는 않아. 디파이에 관심이 있다면 스스로 더 리서치를 해보면 좋을 거야. DYOR( Do Your Own Research)를 기억하자구.

우리가 디파이를 알아야 하는 이유

디파이를 만드는 개발자나 디파이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특정 디파이 서비스의 구동 원리를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사용자 관점에서 얼마나 편한지, 수수료가 얼마인지 아는 정도로 충분해. 하지만 디파이 서비스가 돌아가는데 있어서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통제권이 특정 주체에 넘어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디파이는 중앙기관의 개입이 없으니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금융이라는 것인데, 통제권이 중앙화된다는 건 그 목적에 어긋나기 때문에 위험신호라고 볼 수 있지. 금융 서비스와 똑같이 우리의 귀중한 자산을 가지고 디파이를 이용하는 만큼 리스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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