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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12일 hot
비트코인에 미래 건 '비트코이너'의 자녀 교육 방식은? | 알쓸₿잡 80회
백훈종의 알쓸₿잡 [80] 사진=연합뉴스 사교육 천국 대한민국 지난 주말 고등학교 동창의 결혼식이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모이다보니 서로 근황을 공유하고 직장과 가정과 관련된 수다를 떠느라 바빴다. 벌써 30대 후반에 접어든 내 나이 또래 친구들과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하다보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육아 관련 주제로 넘어갔다. 일찍 결혼한 친구들 중에는 벌써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 녀석도 있었다. 철없는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가 벌써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니, 격세지감에 놀라는 마음과 존경심, 경외심이 동시에 들었다. 자녀를 초등학교까지 진학시킨 친구들은 벌써부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대치동, 목동 등 유명 학원가에서 영어, 수학, 논술 학원 비용이 한달에 얼마고 컴퓨터 코딩 학원은 어디가 좋다더라는 정보를 서로 나누는 것을 보고 초등학교 저학년한테 뭐하러 벌써부터 사교육에 돈을 쓰냐고 핀잔을 줬다가 모르는 소리 말라며 된서리 혼이났다. 요즘은 부모가 원해서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게 아니라 아이가 먼저 보내달라고 조른다고 한다. 같은 반 친구들은 학교가 끝나면 다같이 학원으로 몰려가는데 자기만 빠지면 소외감이 든다는 것이다. 자녀 나이가 훨씬 어린 친구들도 교육 걱정은 매 한가지였다. 언어는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영어 유치원을 알아봤는데 한달에 2백만 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고민이라는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비싼 돈 내고 영어 유치원에 보내도 초, 중, 고 다니면서 영어 한마디도 못하다가 다 까먹을텐데 뭐하러 벌써부터 큰 돈을 들이냐는 말이 입 안에 멤돌았지만 참아 내뱉지는 못했다. 아이한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만은 너무나 공감하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초등학교 1학년 3명 가운데 2명은 입학 전부터 사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만 5세 때 3과목 이상 사교육을 받는 가정도 많은데, 특히 서울이 지방보다 3배나 많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 고등학생보다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이 더 많이 보인다. 자녀가 만 5세 때 사교육비로 연간 지출한 비용이 벌써 300만원이 넘어 생활비를 줄인 부모가 10명 중 5명이라는 통계도 있다.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사교육 천국이다. 사교육이 성행하는 이유 대한민국에서 사교육이 이토록 성행하는 이유는 대학 진학이 자녀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는 부모와 사회의 인식 때문이다. 우리나라 청년층 대학 진학률은 7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이다.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가 적어도 수도권 안에 있는 4년제 대학은 졸업해야 남은 인생을 윤택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아마 본인들이 살아오며 쌓은 경험에 입각한 믿음일 것이다. 엘리트 대학에 진학하면 다양한 혜택이 따르는것은 사실이다. 주변에 똑똑하고 수준높은 친구들이 생기고, 개인의 능력과 인성을 훈련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에 노출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한창 사회생활을 하던 시절처럼 노골적이진 않겠지만 자신과 같은 대학교 출신 후배들을 밀어주고 끌어주는 학연, 지연도 여전히 존재한다. 좋은 대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살아가며 도전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등용문이 크게 넓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교육 자체만 놓고보면 어떨까.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이 정말 개인의 인격과 능력을 함양시키는데 도움이 될까. 흔히들 대학교는 학생들한테 등록금을 받아 학교 시설과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교수들 월급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대학교는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 때문에 재정난에 빠져있는데, 이들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매년 엄청난 규모의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다. 올해 교육부에서 집행하는 대학 혁신지원은 전년보다 2091억 원 늘어난 8057억 원이, 전문대학 혁신지원에는 전년보다 1600억 원 늘어난 5620억 원이, 국립대학 육성사업에는 4580억 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지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하면 정부 지원금을 더 많이 타낼 수 있을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능력을 함양하여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실증적인 연구보다는 정부 지원금을 더 타낼 수 있는 연구를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교수들이 연구저술 건수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많은 연구저술을 진행할수록 더 많은 지원금을 타낼 수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커리큘럼이 잘 변하지 않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등록비는 못올리고 저출산 여파로 매년 입학하는 학생 수는 줄어드니 무엇을 가르치는지에 관심이 없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대학 교육 4년만 가지고는 사회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완성된 인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온 세계가 AI가 불러온 급격한 생산성 혁신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때, 대학은 과연 AI를 지배하는 수준높은 인간을 배출하고 있을까. 적어도 대학의 관심이 엉뚱한 곳으로 향해있는 동안에는 무리일 것이라 보는게 타당하다. 비트코이너들의 자녀 교육 그렇다면 자녀의 윤택한 미래를 위해 대학 진학이 필수라는 고정관념은 깨져야 옳다. 신기하게도 자녀의 행복을 위해 더 나은 교육 시스템을 선택하려는 노력은 비트코이너들 사이에서 이미 유행처럼 번져있다. 아마도 비트코인의 에토스(Ethos) 자체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여 현재를 희생하는 ‘낮은 시간선호’ 이기 때문에, 이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일수록 미래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들에 최우선적인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녀 교육은 대표적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시간과 리소스를 투자하는 행동이다. 지난 5월 비트코인 2023 컨퍼런스에서 다니엘 프린스라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비트코인을 주제로 다루는 ‘원스 비튼(Once BITten)’ 팟캐스트의 호스트이자 저서 ‘인생을 선택하라(Choose Life)’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있는데, 모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홈스쿨링을 하며 온 가족이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고 한다. 마이애미 컨퍼런스에도 온 가족이 함께 참가했는데, 나는 유독 밝고 활달한 다니엘의 자녀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됐다. 한번은 이제 11살이라는 다니엘의 막내 아들과 길게 대화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초등학교 4학년생과 나누는 대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단순히 내가 묻는 질문에 수동적으로 대답만 하는게 아니라 나와 네트워킹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세계 여행을 다니며 보고 느낀 것들을 막힘없이 이야기 했으며 나는 어떤일을 하는지, 또 무슨 이유로 마이애미에 오게됐는지 궁금해했다. 어른대 아이가 아니라 남자대 남자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랄까. 자녀가 어릴때부터 온 가족이 함께 세계 여행을 다니고 홈스쿨링으로 교육을 대체하는것의 결과가 이정도라면 나도 당장 그렇게 하고싶을 정도로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다니엘 프린스의 저서 제목처럼 인생은 선택이다. 반드시 짜여진 공식이나 정해진 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자녀의 행복을 위하는 부모의 마음이 반드시 좋은 대학 진학으로 귀결될 필요는 없다. 게다가 그것이 오히려 자녀의 능력치를 떨어트리는 길이라면 더욱 그렇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총 발행개수가 정해진 비트코인처럼 인생에 주어진 시간도 유한하다. 그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매 순간 최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요즘처럼 직업이 다양해진 세상에서 단순히 좋은 대학을 나오면 성공한다는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어떤 교육이 나와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요즘 부모들은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아직 비트코인을 모르는 부모라면 이제라도 비트코인의 에토스인 낮은 시간선호에 대해 공부해보면 좋다. 현실에 굴복하고 편한 길을 찾는 대신 미래를 위해 현재에 과감히 투자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 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자 “웹3.0 사용설명서”의 저자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
2023년 07월 05일 hot
비트코인 '좋아요' 때문에…앱스토어서 쫓겨난 다무스 | 알쓸₿잡 79회
백훈종의 알쓸₿잡 [79] 앱스토어에서 삭제되는 다무스 다무스(Damus)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윌리엄 카사린(William Casarin)과 그의 팀이 만든 모바일 앱 기반 SNS 서비스다. 언뜻 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기존 SNS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 서비스는 사실 노스트르 기반 앱이다. 노스트르는 “Notes and Other Stuff Transmitted by Relays”(릴레이를 통한 단문 및 기타 자료의 전달)의 약자로 쉽게 설명하면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서 사용자들간에 단문 메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토콜이다. SNS 서비스가 배라면 프로토콜은 모든 배들이 떠있는 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스트르는 그 자체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서비스는 아니지만 그러한 서비스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인터넷 표준 규약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무스는 노스트르 기반 SNS 중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로, 애플 아이폰 전용 앱이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이 프로젝트 초창기에 14 BTC(약 5억원)을 기부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월,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첫날에만 무려 4만 5천명 이상이 가입했으며 그 이후로도 빠르게 성장해 왔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는 다르게 그 어떤 형태의 콘텐츠 검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는 점, 그리고 크리에이터와 일반 사용자들간에 비트코인을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프라이버시와 탈중앙성을 중요시하는 전 세계의 비트코이너들에게 매력 포인트로 작용했다. 그런데 지난달, 애플이 돌연 다무스 앱을 iOS 앱 스토어에서 삭제 조치할 예정이라는 발표를 내놨다. 자사 가이드라인 3.1.1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애플의 가이드라인 3.1.1은 아이폰 사용자가 앱 내에서 유료 기능을 이용하거나 잠겨있는 콘텐츠를 열기위해 비용을 결제할때는 무조건 ‘인앱 결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아이폰에서 프리미엄 콘텐츠를 구독할때, 게임 플레이 중 아이템을 구매할때, 또는 유료 앱을 다운로드 받을 때는 애플이 결제 대상자가 되며, 본인의 iOS 계정에 미리 등록해 놓은 신용카드가 결제수단으로 사용된다. 애플은 다무스 앱에서 제공되는 기능 중,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나 다른 사용자를 대상으로 곧장 비트코인을 보낼 수 있는 ‘잽(Zap)’이라는 기능이 ‘인앱 결제’ 관련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억지 주장을 하고있다. 다무스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포스팅에 ‘잽’을 보내는 것은 잠긴 콘텐츠를 열기 위함이 아니라 공감을 표현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게다가 애플이 근거로 든 3.1.1 가이드라인에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에게 팁이나 기부를 하려는 목적인 경우, 인앱 구매 이외의 메커니즘으로 보낼 수 있다”는 예외조항까지 명시되어 있다. 다무스는 어쨋든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포스팅 하단의 번개모양 버튼을 없애 콘텐츠별로 ‘잽’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없애고, 사용자 프로필에 직접 들어가야만 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앱을 수정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결국 애플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약 다무스가 끝내 애플 iOS의 인앱 결제 도입을 거부한다면 조만간 앱스토어에서 다무스 앱은 삭제될 예정이다. 다무스의 ‘잽’ 기능이란? ‘잽’은 다무스를 여타 다른 SNS와 구별하는 핵심 기능중 하나다. 다무스 앱이 만들어진 토대인 노스트르는 기본적으로 P2P 네트워크다. 이곳에는 고객 계정과 콘텐츠들을 중앙 서버에서 관리하는 회사가 없다. 모든 콘텐츠와 데이터는 ‘릴레이’라고 불리는 사용자 개개인이 관리하는 서버에 저장된다. 누구든 자유롭게 텍스트나 이미지를 올릴 수 있고, 다른 사용자들은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데이터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다보니 광고도 없고 스팸 메시지도 없다. 바로 여기서 ‘잽’ 기능이 중요해진다. 플랫폼 기반 SNS에서 플랫폼 운영사와 크리에이터의 직접적인 수익원은 광고다. 플랫폼 운영사는 기업들로부터 광고를 유치하여 돈을 벌고,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는 운영사로부터 광고 수익을 나눠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그러나 다무스에는 광고를 유치하는 운영사가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영리 활동도 P2P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무스 사용자들은 피드를 보다가 특정 콘텐츠에 공감이 가면 번개모양의 ‘잽’ 버튼을 눌러 아주 소액의 비트코인을 후원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돈 100원도 거의 수수료 없이 보낼 수 있다. 100원씩 후원받아서 언제 의미있는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 막막할 수 있다. 그러나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000명을 넘기 전까지는 아예 광고 수익이 나지 않고, 인스타그램도 팔로워가 1만명 이상은 되어야 협찬 광고가 들어온다. 다무스에서 받는 비트코인 후원은 비록 건별로 보면 소액이긴 하지만 많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만 하면 처음부터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무스에서 ‘잽’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콘텐츠에 공감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좋아요’ 버튼보다 ‘잽’이 선호될 정도다. 현재 노스트르에서 ‘잽’을 통해 오가는 비트코인은 하루에 140 BTC, 원화 가치로 약 56억 원에 달한다. ‘잽’은 기존 SNS에 좋아요나 댓글 남기기보다 훨씬 강력한 ‘피드백 루프’ 형성 방식이다. 콘텐츠 소비자가는 콘텐츠에 대한 공감의 정도를 금액으로 표현하면, 크리에이터는 후원받은 금액 덕분에 더 큰 동기부여가 일어나 더욱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크리에이터와 소비자간 직접적인 가치의 맞교환이 일어나는 방식을 ‘Value 4 Value(V4V)’ 경제라 한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 애플의 조치가 부당한 이유 플랫폼 운영사가 광고 수익을 배분하지 않고 사용자간에 직접 가치의 맞교환이 일어나는 ‘V4V 모델’ 사용 사례는 이미 다양하다. 팟캐스트, 음악 스트리밍, 동영상 제작, 블로그, 소프트웨어 개발 등 이용자간 상호소통 성격을 지닌 거의 모든 서비스 분야에서 채택되고 있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잘 성장하고 있던 V4V 서비스 생태계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애플이 자사 제품에서 다른 결제수단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인앱 결제 사용만 강요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30%에 달하는 엄청난 수수료 수익 때문이다. 참고로 구글이 한국 이용자들에게 청구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공식 구독료는 부가세 포함 10,450원인데, 아이폰에서 결제하면 14,000원이다. 애플이 3,550원의 추가 수수료를 붙이는 셈이다. 특별한 서비스도 아니고 결제 수수료일 뿐인데 30%라니 지나칠 정도로 높다. 애플의 생떼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사람들은 당연히 취약계층이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은행 계좌나 페이팔 계정조차 없지만 다무스와 비트코인 덕분에 전 세계를 무대로 크리에이터로서 돈을 벌 수 있었던 사람들은 이제 무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비단 개도국 국민들에만 국한되는 문제도 아니다. 무명이라 음원 수입이 없는 인디 가수, 아직 시청자가 적어 수익이 없는 동영상 크리에이터, 해외에서 의뢰를 받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디지털 세상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 모두가 피해자다. 애플 인앱 결제의 높은 수수료 때문에 수입이 줄거나 아예 활동하던 서비스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원래 인터넷은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정보를 남들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오늘날 인터넷은 거대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기업이 중간에서 정보의 흐름을 막고 통행세까지 받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발전했다. V4V 서비스 생태계는 이러한 현실의 반작용이다. 중간자가 없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자신이 만든 콘텐츠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받고,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를 지지하는 데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유일한 탈중앙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은 금상첨화다. 국경을 초월해 금액에 상관없이 즉각적인 V4V 결제를 가능케한다.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력이 자연스럽게 전세계로 확장되며, 크리에이터는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어 광고 수입에 목을매는 대신 자신만의 독립적인 수익원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애플의 다무스 앱 삭제 조치는 무엇보다도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들의 경제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그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독립적으로 창작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다. 인터넷은 자유롭게 정보가 공유되는 공간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애플같은 특정 기업이 플랫폼 영향력을 이용해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비트코인을 활용한 V4V 서비스는 플랫폼 권력을 분산시키고 인터넷을 다시 자유의 공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획기적인 대안이다. 사용자끼리 자유롭게 정보와 그에대한 대가를 주고받는 인터넷. 이것이 원래 인터넷의 탄생 목적에 더욱 부합하는 방향이며, 비트코인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들이 장벽없이 전 세계를 무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창작자들이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 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자 “웹3.0 사용설명서”의 저자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
2023년 06월 21일 hot
"월드코인으로 기본소득?…샘 올트먼의 오만한 착각" | 알쓸₿잡 78회
백훈종의 알쓸₿잡 [78] 월드코인이란? 얼마전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를 만들어 전 세계적으로 2억명의 사용자를 모은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이 방한했다. 전세계 17개국을 방문하여 정책 입안자들과 만나는 ‘오픈AI 투어 2023’의 일환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주도하에 공식 간담회가 열렸으며, 이영 중기부 장관이 직접 샘 트먼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국내 유명 ICT 기업, AI분야 벤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샘 올트먼은 AI 기술부터 규제까지 국내 AI 생태계에 많은 화두를 던졌다. 그는 오픈AI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력, 국내 AI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그리고 범지구적 AI 규제 마련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우리나라에 외국 기업 CEO 한명이 방문하는데 중기부 장관이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고, 대통령까지 면담하고 간 사례가 얼마나 자주 있었을까. 그만큼 챗GPT가 세상에 던진 충격파는 엄청나다. 유튜브에는 이미 챗GPT를 활용하여 업무를 자동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많이 보인다. AI가 더 좋은 답을 내놓을 수 있게 좋은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과 강의도 많이 나왔다. 챗GPT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AI 덕분에 벌써 자신의 업무 생산성이 훨씬 올라갔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AI 때문에 자신이 평생에 걸쳐 일궈낸 직업과 전문성이 결국 쓸모 없어질까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AI는 인간의 삶을 보편적으로 개선할까, 아니면 그것을 쓰는자가 못쓰는 자를 지배하는 새로운 계급 사회를 만들어낼까. 이에 대한 샘 올트먼의 생각이 오늘 칼럼의 주제와 연관되어 있다. 샘 올트먼은 대외적으로 주로 오픈AI의 창업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월드코인’이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앞으로 AI 기술이 확산될수록 인터넷 공간에서 실제 인간과 AI를 구별하는 것이 어려워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오브(Orb)라는 구 형태의 망막 스캐너에 사람이 눈을 갖다대면 홍채 정보가 저장된다. 이 정보는 인터넷 상에서 자신이 실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사용된다. 현재 이 오브에 자신의 홍채를 스캔하여 개인 지갑을 만든 사람에게는 무료로 암호화폐(월드코인)이 지급된다. 이 코인은 추후 인공지능 시대에 AI로 줄어들 일자리 손실을 상쇄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쓰이게 된다고 한다. 순진한 사업모델 이제 AI가 시를 짓고, 노래 가사를 만들고, 예술적인 그림까지 그리는 세상이다. 이미 챗GPT를 활용해 수십개의 글과 영상을 공장처럼 찍어내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에 올려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인터넷에선 이론적으로 가짜 계정이 무한대로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정말 어떤 창작물의 주인공이 사람인지 AI인지 구별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정말 홍채 정보 하나만으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신원을 인증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지문보다 더 고유 패턴이 다양한 것으로 알려진 홍채 인식이지만 여전히 복사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2014년 독일의 한 해커 단체는 구글에서 검색한 고화질 사진과 3D 프린팅 기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홍채를 복제해 공개한 바 있다. 2017년 또다른 해커 단체는 삼성전자의 레이저 프린터로 뽑은 눈동자 사진과 콘택트 렌즈 만으로 간단히 홍채인식 보안을 뚫는 1분 16초 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홍채 인식 보안이 얼마나 뚫기 쉬웠는지 직접 시연해 보였다.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도 제기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전세계 14개국에서 월드코인 초기 온보딩 참가자들을 인터뷰 했는데, 그 결과 참가자들이 정보 제공에 동의했다고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더 많은 개인 정보가 취합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럽연합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위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EU 의 GDPR은 매우 엄격해 위반시 막대한 배상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월드코인은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한채 그저 별 일 아니라고 둘러대는 중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홍채 정보 암시장이 형성됐다고 한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월드코인을 모으려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들은 캄보디아, 케냐같은 개도국 들에서 불법적으로 사람들의 홍채 정보를 모아서 공짜 월드코인을 받는데 쓴다. 이쯤 되면 모든 사람들에게 생체 인식을 통한 신분증을 발급한다는 월드코인의 사업모델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지 알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취합하고 그것을 관리하며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일은 정부가 한다. 국민 개개인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권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UN에 가입된 전세계 195개의 정부가 모두 이 일을 잘 하고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막대한 권력을 지닌 정부라는 주체가 그나마 195개로 분열되어 있기 때문에 역사상 최고의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누리고 있다. 정부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지면 어떤일이 발생하는지는 이미 나치즘과 구소련의 붕괴가 증명했다. 단 하나의 기관이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생체정보를 취합하여 신분증을 발급, 관리하는 세상은 진보가 아니라 오히려 퇴보다. 오만한 착각 샘 올트만은 이번 방한 중 한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가 마련한 행사에서 "AI로 창출된 가치를 재분배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해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인간의 노동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UBI는 인간의 노동생산성을 2~3배 높여줄 것"이라며 "인간에게 자유와 유연성을 주면 스트레스를 덜 받아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샘 올트먼의 월드코인이 선사할 보편적 기본소득의 개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월드코인을 통한 보편적 기본소득은 사실상 개인의 개인정보와 홍채 정보를 담보로 주는 '보상'에 불과하다. 개인정보를 교환하는 형태의 기본소득이 아니라, 오직 실제 가치 창출에 기반을 둔 보편적 기본소득이 더 바람직하다. 이에 반해 비트코인은 그 자체가 이미 민주적인 가치 분배 효과를 제공한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오직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요에 의해서만 오르며, 사람들은 그 가치를 정부나 권력기관의 영향에서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 기본소득이란 개념은 공공재와 같이 모든 이들에게 균등하게 나눠질 수 있어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그러한 특성을 더욱 잘 만족시킨다. 또한 비트코인은 신원을 확인하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더욱 보장된다. 비트코인이 추구하는 원칙 중 하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정성'이다. 이는 보편적 기본소득의 핵심 원리와도 부합한다. 기존의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도 비트코인은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며, 그들이 노력하여 창출한 부와 가치를 스스로 보호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결국, 보편적 기본소득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분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개인정보와 맞바꾸는 보상 형식의 월드코인이 아닌, 자유롭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비트코인이 훨씬 더 잘 수행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샘 올트먼의 월드코인이 추구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은 오만한 착각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백훈종 샌드뱅크 COO는… 안전한 크립토 투자 앱 샌드뱅크(Sandbank)의 공동 창업자 겸 COO이자 "웹3.0 사용설명서"의 저자이다. 가상자산의 주류 금융시장 편입을 믿고 다양한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샌드뱅크를 만들었다. 국내에 올바르고 성숙한 가상자산 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각종 매스컴에 출연하여 지식을 전파하고 있다. -
2023년 06월 14일 hot
인공지능의 시대, AI 결합한 가상자산이 온다 | 빗썸 이지코노미
지난 3월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최신 언어모델 GPT-4를 출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챗GPT는 GPT-4 등을 이용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로, 자연어 처리 및 생성 기술을 통해 인간과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챗GPT가 나오기 이전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사람이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말의 앞뒤 문맥을 파악하거나 문화적 맥락까지 고려하는 등의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는 이전까지 나온 적이 없었는데 챗GPT는 이것이 가능한 수준으로 서비스를 발전시켰습니다. -
2023년 06월 11일 hot
'비법인 사단' 결론 Ooki DAO, 판결 살펴보기 | DAO 시리즈 25편
DAO, 조직 문화를 바꿔다오! | 25편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우키 다오(Ooki DAO)를 상대로 제시한 소송이 약 9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미국 연방법원은 결국 CFTC의 손을 들어줬다. 2023년 6월 8일(미국시각)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판사 윌리엄 오릭)은 판결문을 통해 "우키 다오를 캘리포니아 법과 연방 법에 따른 '비법인 사단(unincorporated association)'으로 본다(finding that Ooki DAO was an unincorporated association as defined by California and federal law)"며 "그렇기에 상품거래법(CEA) 위반 혐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우키 다오는 64만 3542달러(약 8억 4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됐을 뿐 아니라 웹사이트를 내리고 그 운영을 영원히 중단하게 됐다. 즉, 아무리 탈중앙화를 내세운 조직이라고 할지라도 그 성질은 법에 명시된 '비법인 사단'과 같기에 법망을 피해 갈 수는 없다는 의미다. 여기서 비법인 사단이란, 사단법인의 바탕이 되는 실체를 갖추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법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단을 뜻한다. 교회, 입주자 대표회의, 부녀회 등이 포함된다. 단체 자체가 권리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합'과는 또 다르다. 비법인 사단이 소송에서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능력(당사자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표자가 있어야만 한다. 통상 DAO는 대표자가 없이 구성원 모두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키 다오는 어떻게 당사자 능력을 인정받은 것일까? 1. 관리인도 대표자의 명칭으로 본다. 만약 관리인을 포함한 대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직무대행자가 사단을 대표한다. 민법 제63조에 따라, 대행자마저 없으면 법원이 이해관계자나 검사의 청구에 의해 임시 대표자를 선임한다. 사실상 비법인 사단이 당사자 능력을 부정당하는 경우는 거의 볼 수 없다. 2. CFTC는 bZeroX의 운영자 2인이 DAO 거버넌스에 참여한 구성원들에게 프로토콜 통제권을 이전했다고 판단했다. 우키 다오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한 구성원 다수가 공동의 관리인이 된 셈이다. 그렇기에 우키 다오는 관리인(대표자)이 있는 조직으로서 비법인 사단임에도 당사자 능력을 갖춘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들 수 있다. 대체로 DAO 구성원들은 익명으로 활동한다. 실제로 이번 소송에서도 피고인은 법정에 등장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참석하지 않는 재판에서도 판결을 낼 수 있을까? 미국 연방민사소송규칙 제55조는 '궐석 재판(Default judgement)'을 명시하고 있다. 피고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자신을 변호하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원고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다. 실제로 2017년 글로벌 게임업체 블리자드도 핵 프로그램 개발 업체 보스랜드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채 재판을 지연시키자 독일 법원을 통해 궐석 재판을 진행한 바 있다. 사실 이전부터 CFTC의 승리가 예상됐다. 2022년 9월 CFTC는 DAO의 구성원들을 식별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우키 다오에 대해 온라인 소송을 진행했다. 출석 요구서를 온라인 포럼에 게재했으며 챗봇을 통해 소송을 개시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CFTC가 제대로 된 소송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반발했으나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의 윌리엄 오릭 판사는 2022년 10월 "(온라인 소송이) 유효하다"라고 밝혔다. 윌리엄 오릭 판사는 이번 판결을 내린 인물이다. 심지어 윌리엄 오릭 판사는 2022년 12월 한 발 더 나아가 CFTC에게 "우키 다오의 전신인 bZeroX의 공동 창업자들에게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소송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명령한 바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판결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1) DAO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토콜 통제권'을 가졌다고 보는 것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로드리고 세이고 패러다임의 법률 자문이 지적한 대로, 웹사이트의 대문 이미지를 바꾸는 등 운영에는 별 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투표에만 참여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CFTC는 당초 우키 다오의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한 사람들 모두를 소송 당사자로 삼으려고 했다. 2) DAO에 대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상태에서 판결이 먼저 나왔다. 주 정부 차원의 DAO 법안은 있지만 아직 미국 연방 정부 차원의 법안은 없는데도 DAO를 '비법인 사단'으로 간주했다. 판결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에 이는 규제 불명확성을 심화시킨다. 3) '비법인 사단'으로 간주될 경우 앞으로 DAO들의 법적 제약이 많아진다. 비법인 사단일 경우, 보상금은 모임 전체의 소유로서 각 구성원에게 귀속되지 않는다('총유'). 그렇기에 비법인 사단에서 탈퇴하거나 그 조직에서 분리된 구성원은 보상금 분배를 요청할 수 없다. 만약 DAO가 포크를 통해 갈라질 경우 트레저리(Treasury) 배분 문제에서 골머리가 썩을 수 있다. 4) 일본이나 몰타, 미국 주 정부의 법안과는 다르게 정의됐기에 글로벌 정합성을 해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몰타는 2018년 '기술 협정(Technology Arrangements)'이라는 새로운 법적 실체를 도입하면서 DAO에 법인격을 부여하려고 했다. 일본 역시 2023년 4월 발표한 '웹3 백서'를 통해 "DAO를 비법인 사단으로 간주할 경우 법인격이 존재하지 않기에 DAO에 대한 법적 취급이 불명확해진다"면서 유한책임회사(LLC)형 DAO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 와이오밍 주와 테네시 주는 각각 2021년 7월, 2022년 4월 DAO가 유한책임회사로서 등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한 바 있다. 5) DAO의 유형이 크게 제한되거나 극대화된 탈중앙화를 지향할 수 있다. '비법인 사단'인 디파이 프로토콜 DAO가 상품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나왔기에, 앞으로 인베스트먼트 DAO도 증권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를 피하기 위해 아예 사회 활동 DAO들만 생겨날 수도 있다. 반대로 디파이 프로토콜 DAO들은 메이커 다오처럼 조직을 더 작은 단위로 탈중앙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대부분의 DAO들이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면 해킹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구성원들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지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의 의미는 분명히 있다. 바로 "탈중앙화가 규제를 피해 가는 방패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DAO들이 개발이나 보안에는 신경 쓰면서도 컴플라이언스 부분은 소홀히 하는 측면이 있었다. 앞으로 DAO들도 우키 다오 판례를 교훈 삼아 다른 법인들처럼 컴플라이언스 담당자를 선임하고 규제 동향을 빠르게 파악해야만 할 것이다. 각 정부의 규제 망은 계속해서 가상자산 시장을 조여올 것이기 때문이다. -
2023년 06월 08일 hot
중국 베이징 웹3 백서 발표, 홍콩과 시너지 효과 낼까 | 빗썸 이지코노미
홍콩 금융당국이 6월부로 새로운 가상자산 규제 정책을 수립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위원회와 중관춘 관리위원회가 지난 5월 ‘베이징 웹3 혁신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중국의 행보에 올해 들어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기조가 뚜렷한 완화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분위기는 올해 시작과 함께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지난 1월 중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가 처음으로 유가증권 매수에 사용됐습니다. 이미 중국 중앙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를 진행한 바 있는데 이를 결제를 넘어 주식 구매로까지 넓힌 것입니다. 또 같은 달 중국은 국영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론칭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에서 '중국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불리는 국영 거래소 출범식을 연 것입니다. 이 거래소에서는 중국에선 디지털 콜렉션으로 불리는 NFT를 비롯한 디지털 저작권 등이 거래됩니다. -
2023년 06월 07일 hot
“달러 뭉치가 운구차에”…마이애미서 본 비트코인의 미래 | 알쓸₿잡 77회
마이애미에 가기로 결정한 이유 5월의 중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 2023’에 다녀왔다. 원래는 굳이 직접 참가할 의향은 없었으나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이 모든것을 바꾸었다. 국내 한 거래소에서 개최한 작은 행사에 참여한 날이었다. 그곳에서 한 유명 크립토 업계 인플루언서를 만났고,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는 작년에 참가한 비트코인 컨퍼런스가 거의 배나온 아저씨들로 가득 찼다며, 젊은 개발자들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더라고 언급했다. 이더리움쪽의 대표 행사인 ‘이드콘’은 젊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노후한 느낌이 강하고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그의 이야기는 그동안 내가 상상해왔던 비트코인 컨퍼런스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그래서 결정했다. 과연 그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나의 마이애미 여행은 그렇게 다소 충동적으로 결정으로 인해 시작됐다. 이번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사우스비치 해변이 있는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호텔에서 출발한 우버가 컨벤션 센터에 도착했을 때, 나의 눈길은 자동으로 작년에 입구 앞에 전시되어 있던 거대한 로보트 황소상을 찾았다. 하지만 실망스럽게도 올해는 황소상이 보이지 않았다. 침체되어있는 시장 분위기 때문에 주최측도 예산을 줄여야만 했을까. 비록 황소는 없었지만 고집스런 비트코인 애호가들을 만족시키며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는 행사 다운 센스는 곳곳에서 돋보였다. 예를 들어, 행사장 입구에는 황소상 대신 “곰들은 환영하지 않음(Bears, not welcomed!)”이라는 표지판이 방문객들을 맞았다. 행사장 내 보안 규칙 표지판. ‘곰은 들어올 수 없음’이라 적혀있다. / 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비트코인에 대한 믿음이 그리 깊지 않은 ‘곰’들은 이 표지판이 시키는대로 올해는 그들이 사는 굴에 남아 있기로 결정한 것 같았다. 행사를 주최한 비트코인 매거진은 사상 최대 인원인 26,000명이 참석했던 작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참석자 수가 절반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작년에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 암호화폐의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에 컨퍼런스가 열렸다. 비트코인 투자로 돈을 번 기업, 전문 투자자, 일반 사람들 수가 늘어났고 그들은 자신들의 부를 자랑하고 축하하기 위한 자리라면 어디든 몰려들었다. 세레나 윌리엄스와 같은 유명인사들이 연사로 참석했으며, 부대 행사에서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들이 직접 공연을 선보였다. 하지만 13개월의 시간은 상당히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작년 컨퍼런스의 주요 스폰서 중 한 곳이던 셀시우스 네트워크(Celsius Network)는 파산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전고점 대비 거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기업들이 후원을 줄이자, 컨퍼런스의 규모와 부대 행사도 줄어들었다. 미국에선 내내 암호화폐의 증권성에 대한 이슈가 뜨거웠다. 비트코인 컨퍼런스보다 한 달 앞서 열린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행사 ‘컨센서스(Consensus)’에서는 참가 암호화폐 프로젝트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참가 기업들조차 자신들이 만든 코인을 직접 홍보하지 못했다. 규제 당국이 주시하는 상황에서 너무 도드라진 행동은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행사는 여전히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나카모토 스테이지’라 불리는 주요 연사들이 등장하는 무대는 어두운 조명과 테크노 음악이 어우러져 마치 마이애미 도심의 유명 클럽을 방불케 했다. 이곳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비트코인 관련 공약을 공개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obert F. Kennedy Jr.)의 연설은 이 거대한 공간을 만원 관중으로 완전히 가득 채우는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케네디 주니어의 모든 말 한마디에 청중들은 환호를 터뜨렸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지하는 근본적인 가치인 자유를 자신의 정치적 목표로 설정했다. “대통령으로서, 나는 미국인이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사용할 권리를 보장하겠다. 나는 평생을 자유를 지지하며 살아왔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자유를 구현하고 보장하는 도구다.” —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 그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비트코이너들 앞에서 비트코인 채굴자에게 30%의 높은 세금을 부과하고 채굴에 사용되는 전력의 세부적인 출처를 정부에 보고하게 하려는 바이든 행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아직은 그의 무대 앞에 모인 12,000여명의 청중이 그를 대통령 자리까지 이끌어줄 힘이 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숫자가 12만명으로, 그리고 120만명으로 불어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비트코인의 힘이다. 비트코인 2023 무대에서 연설하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 출처: Bitcoin Magazine 행사장은 비트코인 로고가 새겨진 참가자들의 의류와 액세서리로 물들었다. 2층 건물 높이만큼이나 큰 비트코인 풍선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콘홀 게임 (약 450g의 옥수수가루가 든 주머니를 약 8미터 떨어진 보드에 던져 구멍에 넣으면 점수를 얻는 스포츠)에 참여해 비트코인 상금을 얻는 등, 다들 각자의 방식대로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재미와 볼거리가 가득한 행사장 분위기는 갈수록 고조되었다. ‘엑스포 홀’에는 다양한 전시품들과 기업 부스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특히 입구에 자리한 영화 ‘백투더 퓨처’에서 등장하는 1981년식 드로리안 DMC-12 자동차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동차의 계기판에는 비트코인의 첫 블록이 생성된 날짜, 비트코인으로 첫 피자 구매가 이루어진 2010년 5월 22일, 그리고 현재 날짜가 기록되어 있었다. 이 타임머신을 타고 계기판에 적힌 날짜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엄청난 부자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면? 아마도 이런 행복한 꿈의 가격이 반영되었는지, 행사 기간동안 진행된 이 차량의 경매가는 무려 30만 달러(약 3억 9천만원)까지 치솟았다. 엑스포 홀에 전시되어 있던 영화 ‘백투더퓨처’의 타임머신을 형상화한 드로리안 DMC-12 자동차 / 출처: Whale Coin Talk 트위터 행사장 곳곳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길만한 이벤트들이 펼쳐졌다. 첫날 아침에는 예고없이 행사장 앞 도로에 나타난 운구차가 한대가 행사 참가자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았다. 사람들이 이게 무슨일인지 궁금해하며 쳐다보는 동안 장례식 복장을 입은 한무리의 사람들이 커다란 관을 차에서 내려놓았다. 관 속에는 달러 지폐 뭉치들과 “#FiatFuneral(법정화폐 장례식)”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이내 나타난 4인조 여성 합창단이 관 옆에 서서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성자의 행진)”이라는 감동적인 가스펠 곡을 열창했다. 노래가 끝난 후 관은 마치 진짜 장례식 절차가 진행되듯 천천히 행사장 안으로 옮겨졌다. 어렵사리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뒤에는 한동안 행사장 입구 앞에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맞았다. 밖에서 열띤 합창을 하던 여성들은 “Hallelujah Bitcoin(할렐루야 비트코인)”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함께 관 옆에 함께 자리했다. 이 장면은 비트코인이 단순히 인터넷 게임에서나 쓰이는 사이버 머니가 아니라, 언젠가 정말로 달러를 대체하고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무분별한 돈풀기로 화폐 구매력을 하락시키는 중앙은행에 보내는 경고이기도 했다. 행사장 앞에서 거행된 ‘법정화폐의 장례식’ 이벤트 / 출처: Peruvian Bull 트위터 엑스포 홀 한편에는 ‘비트코인 미술품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었다.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비트코인 주제의 창작물을 전시하고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공간이었다. 히토미 마츠이(Hitomi Matsui)라는 예술가는 이곳에 비트코인 테마의 맥도날드 레스토랑을 만들어 전시했다. 관람객들은 그녀가 지난 6개월 동안 공들여 만든 가짜 빅맥, 해피밀 장난감, 음료 등을 비트코인을 주고 구매할 수 있었다. ‘히토미의 드라이브쓰루’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때마다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밈(Meme)을 비판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미국에서는 주변 지인의 비트코인 투자를 만류하거나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사람을 조롱할때 “가서 맥도날드에서 일이나 해라”라는 표현을 쓴다. 위험한 투자를 계속하면 재산을 탕진하고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살게된다는 걱정을 내포한 말이다. 히토미의 전시품은 일부러 가격을 실제 맥도날드에서 파는 제품보다 비싸게 책정하여, 오히려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으면 갈수록 가난해지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비트코인 맥도날드에서 케첩 한 팩은 0.00055 BTC로 약 15 달러, 해피밀 세트는 0.013 BTC로 무려 350달러에 달했다. 갈수록 구매력이 하락하는 법정화폐 때문에 점점 맥도날드 제품 가격이 비싸지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히토미의 드라이브쓰루’에서 기념 촬영하는 아담백 블록스트림 CEO와 히토미 마츠이 / 출처: Kenneth B. Moon 트위터 ‘프랙탈인크립트(FractalEncrypt)’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예술가는 7개월 동안 공들여 만든 ‘타임체인 코덱스’를 전시했다. 코덱스는 인쇄되지 않고 사람 손으로 씌여진 옛날 책을 말한다. 나무와 거울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 책은 마치 소설 ‘다빈치 코드’에 나오는 암호로 가득한 중세시대 유물처럼, 비트코인의 코드에 사용된 수학 공식들과 암호들이 곳곳에 들어있었다. 평균 10분에 하나씩 블록이 생성되며 누구도 이 공식을 바꿀 수 없는 비트코인은 시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1시간은 144 블록, 1주일은 1,008 블록, 1개월은 4,380 블록, 그리고 1년은 52,560 블록으로 환산된다. 타임체인 코덱스 표지에 들어간 톱니바퀴 장치는 마치 24시간 기준으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처럼 비트코인 블록으로 표현되는 시간을 나타낸다. 평소 비트코인을 블록체인이 아니라 ‘타임체인’이라고 자주 표현하는 마이클 세일러가 행사장에서 이 예술품을 보고 매우 좋아했으며, 그날 저녁 예술가를 자신의 마이애미 집으로 초대하여 직접 코덱스를 구매했다는 후문이 전해졌다. 중세시대 유물처럼 생긴 비트코인 코덱스. 출처=FractalEncrypt 트위터 디지털 르네상스의 무대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가 아니다. 이곳은 정치, 문화,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며,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가진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전 세계에서 이 행사를 찾는다. 때문에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암호화폐 행사라기 보다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14세기 후반 유럽 국가들간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문화계에 큰 변혁이 일어난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던 것처럼,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비트코인이라는 디지털 세상의 기축통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문화가 싹트고 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내가 경험한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의 축약판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일반 암호화폐 밋업, 행사, 컨퍼런스와는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비트코인의 가치와 가능성을 넘어, 그것이 우리 사회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비트코인이 단순히 가치를 저장하고 전송하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 심지어는 정치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나이많고 배나온 아저씨들만 거드름 피우며 활보하는 그저그런 암호화폐 행사가 아니다. 사실 비트코이너들은 현재보다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 때문에 건강하게 먹고 꾸준히 운동하며 몸매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오디널스와 BRC-20, 라이트닝 네트워크 등 확장성 프로토콜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이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 컨퍼런스를 찾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창업가들도 많았다. 그래서 내가 이곳에서 얻은 교훈은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단순히 코인 가격이 오를까 내릴까를 이야기하는 곳이 아니라, 디지털 세상의 새로운 문화와 기술을 함께 만들어가는 창조의 장이라는 것이다. 비트코인 컨퍼런스는 ‘디지털 르네상스의 무대’다. 그리고 이곳에 모였던 사람들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창조자들이다. -
2023년 05월 24일 hot
홍콩 가상자산거래소 허가제 시행, 무엇이 달라질까? | 빗썸 이지코노미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가 지난 2월 “2023년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거래업자 면허 취 득을 희망하는 사업자들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했다”고 밝힌 이래로 홍콩 가상자산 규제에 대 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시 홍콩증권선물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는 특정 가상자산 거래 를 지원하기 전에 두 개 이상의 가상자산 지표를 확인하고 일반투자자가 거래하기 적합한지 확인 해야 한다”며 “가상자산사업자는 거래를 지원할 가상자산에 대한 실사를 수행해야 하고 증권에 속하는 가상자산을 유통시킬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즉, 가상자산사업자 등록 절차에 대 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후오비 최대주주인 저스틴 선 트론 개 발자는 지난 2월 “후오비도 가상자산 사업자 면허를 신청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2023년 05월 24일 hot
가상자산 범죄와 가상자산 거래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 | Guest Opinion
천재들의 작품인 줄 알았던 테라·루나는 희대의 사기극으로 결론이 났다. 강남 한 복판에서 벌어진 납치살인 사건의 배경에는 P코인 투자와 관련한 시세조종과 투 자사기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경찰 수사결과도 나왔다. 최근 사회를 뜨겁게 달군 사건 저변에는 가상자산 범죄가 있었다. 경찰청이 발표한 ‘가상화폐 검거실적’ 자료에 따르면 가상화폐를 악용한 유사수신 등 불법 행위 검거 건수는 연평균 220%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가상화폐 범죄 는 일종의 ‘정형화’된 형태를 보인다. -
2023년 05월 17일 hot
다시 부는 비트코인 열풍 ‘BRC-20’이 시장 이끈다 | 빗썸 이지코노미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여러 실험들로 인해 활발해지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활성화는 5월에 접어들면서 시작됐습니다. 비트코인 프로토콜인 오디널스와 그 위에서 규약을 통해 생성되는 BRC-20이 급속도로 활성화되었기 때문인데요. 이 활성화 수치는 5월의 시작과 함께 날마다 급증해 5월 7일 무렵에는 비트코인 병목 트랜잭션이 44만 건에 육박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병목 트랜잭션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혼잡해 질 때 처리해야 될 트랜잭션이 멤풀이라는 공간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멤풀이란 아직 블록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의 트랜잭션이 대기 상태로 있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혼잡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날 비트코인 병목 트랜잭션이 폭증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비트코인 출금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낸스는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네트워크 정체 현상으로 비트코인 출금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
2023년 05월 17일 hot
“글로벌 은행이 金시세 조작한다는데”…비트코인은? | 알쓸₿잡 76회
현대 금융 시장에서 금의 지위 현대 금융 시장에서 금의 역할은 여전히 공고하다. 금이 지닌 유형적 가치와 역사적 중요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오랫동안 금을 전형적인 안전자산으로 간주하게 만들었다. 높은 열과 압력을 가하면 기체로 증발해버리는 다른 여타 귀금속들과 달리 금은, 고체일때나 가루일때나 액체일때나 여전히 금이다. 그 존재 자체로서의 가치를 과시하는 금, 그것이 바로 금의 본질이다. 노랗게 반짝거리며 영롱한 빛을 띄는 가공된 금 장신구는 매우 아름답다. 금의 매력은 그 물리적 속성만이 아니다.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금 장신구는 그 자체로서 아름다움을 풍긴다. 홍콩의 부유한 여성들이 품고 있는 다량의 금, 그것은 단순히 재산의 상징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을 향한 그들의 열망의 표현이다. 따라서, 금의 가치는 그것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고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금이 현대 금융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유다. 지난 11개월 동안 중앙은행들이 지속적으로 금을 매입해오는 현상은 금융 시장의 중요한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2023년에는 2010년 이후로 중앙은행들이 가장 열심히 금을 매입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세계 정부들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다변화하려는 의지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결국 금에 대한 수요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안전자산으로의 역할로서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현재 금 가격을 온스당 2014 달러로 끌어올렸고, 이는 2020년에 기록된 역사적인 최고 가격인 온스당 2032 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현 경제 상황에서 금에 대한 수요와 가치가 강력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이러한 흐름은 금이 여전히 확고한 안전자산으로서 위치를 공고히하고 있음을 입증하며, 투자자들이 금에 대한 믿음을 결코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불확실성이 커질때마다 투자자들이 금을 안전한 피난처로 선택한다는 점만 봐도 현대 화폐 피라미드의 최 정점에 있는 첫번째-계층 화페로서 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금이 지닌 취약성 그러나 지금의 금 가격이 진정으로 그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금 시장에서는 실물 거래보다 파생상품 거래가 더욱 활발하다. 대형 은행인 JP모건은 금 파생상품 시장에서 대규모 거래를 통해 금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JP모건과 같은 세계적인 은행들이 금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것은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만약 금 가격이 몇몇 은행들의 결정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금을 정점으로한 화폐 피라미드의 신뢰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금융 시장 안정성에도 심각한 위협을 끼칠 수 있다. CNN과 Fox News, 블룸버그 등 세계적인 일간지에 사설을 기고하며 매크로 전략에 대한 통찰력을 전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스티븐 리브 박사는 지난 3월, JP모건의 금 파생상품 숏 포지션의 문제점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 리브 박사는 JP모건이 자신들의 총 자산 규모보다도 더 큰 금액을 금 파생상품 공매도 포지션에 걸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금 가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등할때 우리 모두는 역대급 ‘블랙 스완’ 이벤트를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 포지션은 금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금값이 상승한다면 JP모건의 포지션은 청산당하게 되며 엄청난 재정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것이 단지 JP모건 자체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 은행 파산 사태가 잇따르며 고객 자금이 JP모건과 같은 대형 은행으로 더욱 집중되고 있다. 결국 JP모건의 파산은 미국 금융 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모든 투자자들에게 끔찍한 악몽을 선사할 수 있다. 설령 JP모건이 금 파생상품 숏 포지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별도의 금융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형 은행들에 의한 금 시세 조작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만약 금 시세가 정말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1경 원이 넘는 금의 시장가치와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는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최후의 보루이자 궁극의 안전자산을 잃은 전 세계 금융 시장은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다. 금은 그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수천년 동안 지켜온 믿음의 힘에 기초하고 있다. 그 근거 중 하나는 바로 아무리 강력한 국가나 기업이라도 마음대로 금의 생산량을 늘려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의 생산량은 전 세계의 광산에서 채굴되는 양에 의해 제한되며, 이는 금 가격이 인간의 능력보다는 자연의 법칙에 의해 결정됨을 의미한다. 금을 찾아내고 채굴하는 과정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걸리는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다. 2020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채굴되는 금의 총량은 대략 매년 3,500톤 정도로, 2020년 전체 금의 총량인 197,756톤의 약 1.77%에 해당한다. 이는 금의 생산량이 매우 제한적임을 의미하며, 제한적인 생산량은 금의 가격이 오롯이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는 믿음의 근거인 것이다. 금의 파생상품 시장 규모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는 금의 파생상품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그 중 많은 부분이 비공개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파생상품에는 선물 계약, 옵션, 스왑, 포워드 계약 등이 포함된다. 2019년 3월 런던 금 시장 협회(LBM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의 OTC(Over The Counter, 비거래소) 파생상품 거래만으로도 매일 약 446.3백만 온스(약 13,880톤)의 금이 거래되었다. 이는 전 세계에서 한 해동안 채굴된 금의 총량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이다. 이는 금의 파생상품 시장이 얼마나 크고 복잡한지, 그리고 실제 금의 물리적 양에 비해 얼마나 큰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만약 금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 실제 수요와 공급보다는 대규모 파생상품 거래를 주관하는 대형 은행들에 의해 돌아간다면 우리에겐 새로운 안전자산이 필요할 수 있다. 금의 한계 극복한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훌륭한 가치 저장 기능과 디플레이션적 특성으로 인해 “골드 2.0”이라 불린다. 원할때 어디로든 자유롭게 옮길 수 있는 이동성과 외부의 탈취 시도로부터 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보안성이 다른 어떤 자산보다도 우월하다는 사실 때문에 비트코인은 금의 지위를 위협하는 새로운 궁극의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고 있다. 비트코인에도 물론 파생상품 시장이 존재한다. 가장 큰 부분은 선물 및 옵션 계약이다. 이는 시카고 상품거래소 (CME), BitMEX, Deribit, Binance Futures 등에서 주로 거래된다. 오늘날 이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의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 규모는 약 60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굳이 외부 거래소나 OTC에서 파생상품 계약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며 현물간 거래가 오히려 더 용이하다. 현물의 최종 결제가 이루어지는 원장이 비트코인 네트워크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사용자들은 전자 지갑을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거래를 제출하고, 이 거래는 채굴자들에 의해 검증되며, 그 결과는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기록된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비트코인은 어디에있는 누구에게나 신속성과 효율성을 보장하는 거래 시스템을 제공하며, 이는 대규모 거래를 하는 기관 투자자나 정부, 중앙은행들에게 큰 이점을 제공한다. 반면, 금 현물을 옮기는것은 높은 무게와 부피 때문에 난이도가 매우 높으며 비용도 높다. 2017년 독일 정부가 미국과 프랑스 중앙은행에 보관되어 있던 금괴중 일부인 583톤을 자국으로 가져왔는데, 약 6900만 유로(약 1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비효율 때문에 금은 큰 단위의 거래일수록 대부분 파생상품을 이용하게 된다. 금은 오랜 세월 동안 안전자산의 상징이었으나, 대형 은행들의 손아귀에서 그 지위가 점차 무너져가고 있다. 은행들의 파생상품 시장을 통한 금 가격 조작은 금의 본질적 가치를 왜곡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체에 위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빛을 발하는 중이다. 비트코인이 지닌 탈중앙성과 투명성은 불안정한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에서 안전한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제공하여 이미 일부 영역에서 금에 대한 우수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금 전 세계 경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의 압박에 정면으로 도전받고 있다. 중앙은행들은 금 매집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도 주식 MTS나 암호화폐 거래소 앱은 스마트폰에서 이미 지워버린지 오래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오랫동안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안전자산이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하다. 그런데 정작 미국 달러화는 그 위상을 점점 잃고있는 모습이고 금은 대형 은행들에 의해 가격이 조작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상황이 이렇다면 비트코인이 새로운 궁극의 안전자산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세상에서 비트코인은 현대와 미래의 투자자들이 찾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JP모건 같은 대형 은행이 금의 미래를 담보로 위험한 도박을 하고있는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우월성을 인지하고 안전자산의 새로운 미래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
2023년 05월 16일 hot
비트코인 트랜잭션과 수수료 증가, 위기 아닌 기회다 | Guest Opinion
비트코인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이번엔 가격 상승이나 또 다른 국가단위의 법정화폐 채택이 그 주인공이 아니다. 갑자기 시작된 밈토큰의 인기에 네트워크 혼 잡도가 폭증하면서 수십만개 트랜잭션의 처리가 밀리고 트랜잭션 수수료가 건당 7 만원 수준까지 치솟은 현상이 화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혼잡도가 갑자기 증가한 원인은 비트코인 기반으로 NFT를 발 행할 수 있는 ‘오디널스’와 이를 기반으로 마치 이더리움처럼 개별 토큰을 만들고 전송할 수 있게 한 BRC-20 이라는 프로토콜 때문이다. 이더리움 ERC-20 기반의 밈토큰 ‘페페’가 갑자기 높은 인기를 얻으며 가격이 5만 퍼센트 이상 폭등하자 이 와 비슷한 밈토큰들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이 열기가 BRC-20을 기반으로 비트코 인 네트워크 위에서 밈토큰을 발행하려는 움직임으로 확산된 것이다. -
2023년 05월 10일 hot
레이어1 블록체인 경쟁, 가상자산 상승장 이끌까 | 빗썸 이지코노미
올해 들어 상승세를 지속했던 가상자산 시장이 5월이 되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지난 4월 대표적인 레이어1 블록체인인 이더리움이 샤펠라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다른 레이어1 블록체인도 정해진 로드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레이어1 블록체인이란 블록체인의 가장 기본이 되는 네트워크를 뜻합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익숙한 프로젝트들이 모두 레이어1 블록체인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4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ETH(이더리움) 출금을 가능하게 만든 샤펠라 업그레이드 이후, 가상자산 생태계에서는 이에 주목하는 흐름이 이어졌지만, 사실 4월과 5월에 걸쳐 다른 레이어1 블록체인도 다양한 업데이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가상자산 시장은 한동안 이목을 끌었던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레이어1 블록체인으로 관심이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
2023년 05월 03일 hot
튀르키예 대도시 환전소에서 ‘USD 테더’ 취급하는 이유 | 알쓸₿잡 75회
계속되는 은행위기 앞 글자가 S로 시작하는 세 은행(실버게이트 은행, 실리콘밸리 은행, 시그니처 은행)의 연쇄 파산을 지칭하는 ‘트리플 S 사태’를 마지막으로 끝난듯 했던 은행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자산규모 14위 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 은행은 이미 지난 3월 10일 뱅크런 사태를 한번 맞았다. 당시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등 대형은행 11곳이 빠르게 300억달러를 지원해 주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4월 24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고객 예금이 무려 1020억달러(약 136조원) 빠져나갔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후 위기설이 재점화하며 주가가 16달러에서 3.5달러로 78% 폭락했다. 결국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미 정부는 그대로 둘 경우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주말 사이 급하게 매수자를 찾았다. 인수자로 나선 주인공은 미국 최대은행인 JP 모건이다.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인수 직후 5월 1일 언론과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매우 건전하며 (자신이 문제를 진화했으므로) 이제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도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는 당장 부실 은행이 하나 더 파산하는 사태는 막았을지 몰라도 미국 은행 시스템 전체로 보면 혹을 하나 더 붙인 꼴이다. 이번 인수로 인해 JP모건의 은행 산업 내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힘의 집중화 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타 은행들 대비 보유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너무 커서 실패하기 어려운(Too big to fail)’ 은행이라는 지위를 얻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독점 구조는 자유경쟁을 차단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비용 증가와 품질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JP모건의 점유율이 높아짐에 따라 가계에 대출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수익에 도움이 되는 대기업, 고액 자산가 군에만 서비스 제공을 집중하고 중소기업과 일반 개인은 소홀히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액의 자산을 예치하거나 한번에 큰 단위위 대출을 해가서 은행 수익에 도움을 주는것은 1% 고액 자산가일지 몰라도, 경제 전체의 생산과 소비를 책임지는 것은 결국 나머지 99% 일반 고객들이다. 만약 JP모건이 이들에 대한 대출 창구를 원활하게 열어주지 않는다면 이는 적어도 법정화폐로 굴러가는 현 경제에는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의 고객 예금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인수한다고 해서 완전히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보기에도 이르다. 아직 인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어떤 비율로 부담하게 될지도 불확실하고, 퍼스트리퍼블릭에 거액의 예금을 예치했던 11개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은 어떻게 진행될지도 불분명하다. 만약 이 비용 중 일부라도 납세자에게 부과되는 식으로 결론이 난다면 2008년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 버금가는 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미국 경제는 지나치게 오랜 시기 동안 유동성을 확대했고, 연준은 금리 인상 주기를 부적절하게 관리했으며, 규제 당국은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미흡하게 실행했다. 제이미 다이먼의 행복회로 섞인 희망찬 발언과는 달리, 앞으로 또 어떤 부수적인 피해가 발생하여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나 중앙은행이 절적한 정책 대응으로 해결책을 도출하여 금융 시스템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지금 미국의 은행들은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ank Term Funding Program, BTFP)과 연준이 운영하는 할인창구 대출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여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태다. BTFP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도입한 새로운 유동성 지원 기구다. 지난주 미국 은행들의 BTFP 사용액은 739억 달러에서 813억 달러로 또다시 늘었다. 할인창구 대출 사용액도 699억 달러에서 738억 달러로 상승했다. 통상 할인창구 대출을 받으면 은행의 유동성과 신뢰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으로 시장이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를 꺼리는 편인데, 이제는 은행들도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악화되는 자본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들은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연준 금리가 현 수준으로 유지되는 동안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두 가지 결과 중 하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신용 경색으로 인해 금리가 인하되거나, 은행 부문의 전염성 붕괴를 막기 위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준 대차대조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두 시나리오 모두 비트코인에는 강세 요인이다. 경기 둔화 이 와중에 경기는 점점 침체 국면으로 빠져드는 중이다. 1분기 미국의 GDP는 예상치인 2%와 작년 4분기의 2.6%에 한참 못미치는 1.1%를 기록하면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연준 위원들의 머릿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1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 가격지수가 4.4%에서 4.9%로 상승하여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 물가지수(CPI)로 측정되는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정점을 찍고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그 속도가 여전히 너무 느려 연준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따라서 다가오는 5월 첫째주 FOMC 회의에서는 은행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아직 야속하게도 잘 잡히지 않고있는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예상컨데 파월 의장은 이번 FOMC에서 마지막으로 25bp 인상을 단행하면서 동시에 앞으로는 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 예고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 침체와 은행 부문의 위기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으며 언제라도 기조를 전환할 수 있다는 비둘기파적 메세지를 시장에 던지는 것이다. 물론 시장은 그가 아직 매파인지 아니면 비둘기파로 돌아섰는지에 대해 며칠간 논쟁을 벌이며 비트코인 가격을 높은 가격 변동성에 노출시킬 것이다. 그러나 한때 75bp씩 자이언트 스텝을 밟던 빠른 금리 인상이 이제 끝났다는 사실 만으로도 결국 시장은 환호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는 정점을 찍었으며 이제 다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다는 기대감이 피어오를 것이다. 상승을 위한 모르핀 이런 와중에 기업들도 연이어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증시 상승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어닝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올해 1분기 S&P500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는 팬데믹 이후 최악인 -6.7%의 역성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S&P500 기업들의 53%가 실적을 발표한 현재 이익 성장은 -3.7%로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전히 역성장이긴 하지만 최악을 보던 시장에는 분명 희소식이다. 주식 변동성을 측정하는 빅스(VIX) 지수는 현재 15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미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무브(MOVE) 지수 역시 2월과 3월 형성된 고점 이후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는 변동성 수준에 따라 위험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배분하는 대형 펀드의 관심이 다시 비트코인으로 향하게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1분기에만 연초대비 80% 가까이 상승하며 다른 어떤 위험자산들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그동안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서 주목받은 ‘디지털 골드’ 내러티브가 가격을 밀어올렸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유동성이 풀리며 법정화폐 대비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오르는 거품경제가 비트코인 가격을 추가로 상승시킬 것이라 볼 수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의 상관관계는 감소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 자산으로 인식된다. 눈앞에 다가온 성장 둔화와 경기 침체는 다시 유동성 바다의 해수면을 상승시킬 것이고 모든 배는 떠오를 것이다. 비트코인 배는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이 떠오를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바람직하다는 말은 아니다. 지속적인 자산가격 상승은 전체 재산에서 자산 비중이 높은 부자들은 더욱 부자로 만들어주고 현금비중이 높은 서민은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 자산가격의 상승은 반대로 화폐의 구매력은 하락함을 의미한다. 통화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와중에 화폐의 구매력 하락이 본격화되면 상품과 재화의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특히 의료비와 교육비 등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다른것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비탄력적 재화’의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하게 된다. 지난 20년간 미국 내 의료비, 대학 등록금, 대학 교재비, 자녀 양육비 등 주요 비탄력 재화의 가격은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250%까지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평균 시간당 임금은 50% 상승하는데 그쳤다. 서민들은 이런 격차를 좁히기 위해 위험한 투기에 내몰린다. 이런 나쁜 결정들이 하나하나 쌓이게 되면 경제는 주기적으로 지나친 호황 → 거품붕괴 → 경기침체가 반복되는 ‘boom and bust’ 사이클에 갇히게 된다. 이 사이클을 끝내는 유일한 방법은 과도하게 풀린 통화량을 중앙은행이 다시 거둬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는 매우 어렵다. 우리가 지난 1년간 경험했듯이 금리 인상과 양적축소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지지율로 먹고사는 정치인이 인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대단히 어렵다. 특히 최근 프랑스에서 터져나온 국민연금 사태만 봐도 사람들은 돈과 관련된 문제에는 그 어떤것보다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은 그 탄생 목적 자체가 중앙은행과 은행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다. 정책 입안자는 결국 화폐 찍어내기와 같은 쉬운 길을 선택하게 되어있다. 그들 입장에서 긴축은 이득보다는 고통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작은 규모에서 터지면 더 빨리 수습될 수 있는 문제의 크기를 더욱 키워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양산할 폭탄으로 만드는 격이다. 이는 마치 임종을 앞둔 환자가 고통을 잊기 위해 모르핀을 맞듯이, 경제도 산더미처럼 쌓인 문제와 고통을 잠시 잊어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므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히 다가올 양적완화와 금리인하에 대비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은행 시스템의 붕괴, 더 중앙은행을 기반으로한 법정화폐 시스템의 붕괴에 대비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 없을만큼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만약 정말로 발생한다면 세계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만한 대형 사건임엔 분명하다. 자국의 화폐가치가 무너져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사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미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런 국가의 정부는 선진국보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훨씬 더 철저히 통제하기 때문이다. 튀르키예나 아르헨티나 대도시에 있는 외화 환전소들은 달러화와 USD 테더를 함께 취급한다고 한다. 지금이야 달러화 환율이 여타 신흥국 화폐 대비 강세이기 때문에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인기를 끌지만, 결국 달러화의 구매력도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상관없이 4년에 한번씩 발행량이 줄어들면서도 사용성은 꾸준히 증가하는 비트코인은 결국 최후의 안전자산이자 민간화폐로 인정받을 것이다. -
2023년 04월 28일 hot
음악 산업의 판도를 바꿀 라이트닝 네트워크 | Guest Opinion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더 플레이리스트(The Playlist)"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Spotify)'의 창업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다.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포티파이 창업자, 다니엘 이에크의 어린 시절의 친구이자 음악가인 바비 티(Bobbi T)가 스포티파이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허구적인 스토리가 등장한다. 이 스토리는 2024년이라는 미래 시점 안에서 전개되는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에서 왜 이러한 가상의 스토리가 등장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
2023년 04월 28일 hot
일본은 DAO에 진심이다! | DAO 시리즈 24편
DAO, 조직 문화를 바꿔다오! | 24편 그동안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존재감이 희미하다가 요새 들어 다시 각광받는 국가가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2014년 마운트곡스 해킹 및 파산 사태를 겪으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일본 거래소에 가상자산이 상장되려면 일본 자금결제법상 자율규제 단체 인가를 받은 '암호화폐거래소협회(JVCEA)'의 사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처럼 상장 과정부터가 엄격하다 보니 해외 프로젝트들이 일본에는 많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 11월 FTX 파산 사태 때 일본 금융청(FSA)이 일본 법인(FTX 재팬)에 고객 자산을 보호하지 않고 임의로 회사를 매각하지 못하게끔 명령한 일로 인해 일본의 규제에 대한 인식이 전환됐다. 일본이 어느 나라보다도 투자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가상자산 규제'에서 '웹3 생태계 육성'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웹3 생태계 전략을 민간에 하달하는 것이 아니라 민관이 함께 웹3 생태계를 키우려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정부는 법을 만들고 민간은 그 규제 하에서 웹3를 일상에 접목하려는 것이다. 2023년 4월 13일 일본 자민당 디지털사회추진본부는 <웹3백서> 최종본을 발간했다. 해당 백서에서 일본 정부의 DAO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해당 백서에서 DAO와 관련된 부분은 1) LLC(유한책임회사)형 DAO에 대한 특별법 제정 2) 인베스트먼트 DAO에 대한 법 제정 이렇게 두 가지다. 일본 자민당의 웹3 백서 표지 LLC형 DAO에 대한 특별법 제정 *배경 -DAO의 법상 지위 설정, 구성원의 법적 권리의무의 내용, 과세 관계 등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DAO의 법인화를 인정하는 제도의 창설을 신속하게 검토한다. -최근 지방 일자리 창출, 사회 문제 해결, 커뮤니티 운영 등 DAO의 활용 사례와 DAO의 활용을 검토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 경제 지역사회 활성화의 관점에서도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행법상 DAO 구성원의 유한 책임을 보장하고 DAO의 설립·운영에 적합한 명문화된 법인·조합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판례·학설상 인정되고 있는「권리 능력 없는 사단」법리에 따라 일정한 경우에 유한책임회사로 인정되는 경우는 있지만, 법령에 근거하는 것은 아니다. 법인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DAO에 적용했을 경우 취급이 불명확한 점도 남는다. => 따라서 일본법에서 DAO의 법적 위치를 명확히 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권고 -DAO에 법인격을 부여할 때 기존의 다양한 법인 형태 중 소유/경영의 일치를 전제로 하고 정관 자치가 비교적 널리 인정되는 합작회사가 DAO의 실태와 비교적 친화성이 높다. -따라서 우리는 LLC 형태의 DAO에 대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회사법상의 합작회사의 규율 및 금융상품거래법상의 거버넌스 토큰에 관한 규율을 일부 변경하는 것이 유력한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의원 입법에 의한 법제화도 검토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예를 들어 유한책임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직원의 성명 · 명칭 그리고 주소가 정관에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규율을 DAO에 맞춰 변경해야 한다. DAO 입법은 DAO 설립을 위한 선택권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이어야 해서다. LLC형 DAO의 입법화는 DAO 설립의 선택을 늘리는 취지이며, 그 외 형태의 DAO의 설립·활동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LLC 유형 DAO를 선택하더라도 DAO의 토큰 발행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해당 토큰은 일종의 LLC 회사 직원의 권리를 표방한다. 인베스트먼트 다오에 대한 법규 제정 *배경 -웹3 분야에서 투자 펀드는 시큐리티 토큰으로 구성되는데, 이런 투자 펀드는 거버넌스 토큰을 부여하는 인베스트먼트 DAO로 부분적으로 전환되며,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등에서는 거버넌스 토큰 기반 투표 기능을 사용해 투자 대상을 수집하고 투자 자금을 모으는 결정하는 여러 투자 DAO가 있다. 그것에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특정한 경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일본도 다른 국가보다 앞서 (인베스트먼트 DAO에 대한) 적절한 법률 및 세금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규제 준수 의지가 강한 인베스트먼트 DAO가 일본에 모이는 환경을 조성하고, DAO의 경제적 효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산업 기회를 포함한 투자가 증가할 것이다. *권고 -인베스트먼트 DAO의 유형 및 운영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을 명확히 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의 개발 및 운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인베스트먼트 DAO에서 거버넌스 토큰 보유자의 의사소통 및 투표 행동을 과도하게 위축하지 않도록 법령 및 업무규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행위 및 의결권 행사할 수 있는 범위를 가이드라인을 통해 명확히 해야 한다. 백서 중 '웹3를 활용한 일본 콘텐츠 산업의 해외 진출 지원' 항목에서도 DAO에 관련된 내용이 다시 한번 언급된다. 사령탑이 될 부처를 명확히 하고 해당 관계부처에서 웹3를 활용해 해외 진출에 관심 있는 콘텐츠 보유자 및 크리에이터에 대한 상담 창구를 설치해야 한다. 해외 웹3 관련 기업과의 매칭도 검토해야. 특히 DAO의 활용이 기대되는 영화 사업에 대해선 영화 제작위원회 DAO의 활용가능성을 조속히 검토하고 민관이 협력해 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이외에도 일본 정부는 DAO에 진심으로 느껴질 법한 발언들도 많이 했다. 일본 디지털청 산하 '웹3 연구회'는 2022년 11월 "직접 DAO를 조직하고 운영하면서 DAO에 법인격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2023년 2월 "NFT 및 DAO 등 웹3를 '쿨 재팬'을 촉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며 "DAO를 활용해 동일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라고 발언했다. 그렇다면 민간에선 DAO에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일본 DAO 연합'과 '아키야 다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본 DAO 연합은 다음과 같은 대상을 주로 겨냥하는 '웹3 온보딩 DAO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다. 크게 웹3 교육과 잡 매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웹2나 웹3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학생들 자체 웹3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국내외 커넥션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 개발자들이 실세계에서 자체 블록체인을 배포하도록 훈련하길 원하는 DAO와 기업들 DAO 구성원들이 자체 토큰($JDA) 이외 NFT로도 수익을 낼 수 있게끔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DAO 연합에서 교육을 제공하는 강사들은 학생들로부터 직접 수업료를 받지 않고 자체 NFT를 판매한다. 강사가 발행한 NFT 보유자만이 그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구조다. 한 마디로, NFT 거래로 수업료 결제가 이뤄지는 식이다. 학생으로 시작했어도 자격증 시험에 통과하면 이를 증명하는 NFT를 받고 추후 다른 강의를 개설해 자신의 NFT를 판매할 수 있다. 이때 시험에 통과해 NFT를 획득한 학생은 $JDA 토큰을 에어드롭 받을 수 있다. 잡 매칭에 지원하기 위해선 따로 '잡 NFT'를 구매해야 한다. NFT에는 구직자의 자신의 전문 분야/성과가 등록된다. 채용 제안을 올리는 기업들은 자체 토큰으로 보상을 제공할 수 있지만, 구직자가 원할 경우에는 스테이블 코인을 지급해야 한다. 출처=아키야 다오 트위터 아키야 다오는 일본 전국에 버려진 집을 복원해 예술가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자는 프로젝트다. 일본의 폐가 중 총 250채를 구입하고자 한다. 현재 아키야 다오의 구성원은 100명을 넘었다. 아키야 다오의 설명에 따르면, 교토시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아키야 다오가 운영하는 집이 있다. 해당 집은 해커하우스, 레지던스, 커뮤니티 리빙을 접목한 공간으로 꾸리겠다는 것이 아키야 다오의 목표다. 지금까지 일본 정부와 민간의 DAO 관련 활동들은 짚어봤다. 우리나라에선 DAO의 법적 지위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민간 수준에 그치는 것과 달리 일본에선 정부가 DAO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미국의 와이오밍 주와 테네시 주에 DAO 법안이 있기야 하지만, 그 법들이 주 정부 법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강대국 중 DAO 법안을 마련한 국가는 일본이 될 것이다. 민간의 DAO들이 투자 영역에만 그치지 않고 교육 및 구직, 마을 복원 등으로 그 지향점이 다양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아키야 다오의 사례는 자칫 환경을 망칠 수도 있는 폐가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고 DAO 구성원들이 자금을 모아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점에서 최근의 화두인 ESG나 리파이(ReFi) 분야와도 긴밀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민간에서는 좀 더 다양한 DAO 활동을 전개하고 정부가 관련 법으로서 이를 지원해 주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
2023년 04월 26일 hot
세계 인구 10%가 金보다 비트코인을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 알쓸₿잡 74회
복잡한 경제상황 지난주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듯했다. 3월 CPI가 전년 대비 5.0% 올라 2월의 6.0% 상승과 이코노미스트 예상치인 5.1%를 모두 하회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제야 인플레이션이 비로소 본격적인 하락 기조에 돌입했다며 환호했다. 인플레이션이 잡혔다는 확신이 들면 연준도 기준금리를 낮추지 않겠느냐는 행복회로도 함께 가동됐다.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되며 비트코인 가격도 오랜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연이어 발표된 미국 미시건대 소비자 심리지수는 다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향후 12개월 후의 물가를 묻는 조사에서 지난달 3.6% 대비 무려 1%p가 오른 4.6%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이 그만큼 미래의 경기를 암울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멀리 미국까지 갈 필요도 없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사그러드는 모습이지만 일상생활에서 피부를 통해 느껴지는 물가는 그다지 개선되는것 같지 않다. 강남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내 입장에서 가장 확실하게 와닿는 변화는 역시 외식비다. 작년 말부터 인근 식당들이 하나 둘 점심 메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더니 요새는 1만 1천원 밑으로 먹을 수 있는 점심식사 메뉴가 거의 없다. 특히 배달음식을 시켜먹을때 느껴지는 가격 부담감은 더욱 더 크다. 최소 주문비용, 배달 수수료 등의 추가 비용이 더해지고 나면 식당에서 먹을때보다 돈이 훨씬 더 든다. 원래 기술의 발전은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하락시키는 디플레이션 요소라고 배웠는데 요즘 배달음식 비용을 가만히 지켜보면 정말 그런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내 주변 사람들은 비싼 배달음식을 끊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거나, 가까운 식당에서 테이크아웃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로 인해 꽉 막혔던 글로벌 공급망도 어느정도 해소되었다고 하는데 실생활 물가는 왜 잘 내려오지 않는걸까. 그리고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경기 전망은 왜 더욱 어둡기만 한걸까. 경제는 한방향으로 흐르는 물살처럼 단순명료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은 수많은 경제 주체들의 의사결정이 하나하나 누적되어 발생하는 결과값이다. 만약 높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그만큼 물건값을 밀어올리는, 또는 화폐 구매력을 떨어트리는 수많은 나쁜 의사결정들이 많이 축적되어 왔다는 뜻이다. 오늘은 그 수많은 나쁜 의사결정 중 한가지를 예로 들어 왜 아직도 글로벌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도 쉽사리 해결되기 어려운지 그 원인을 이해해보고자 한다. 사모펀드가 밀어올린 식료품 가격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다시 해상길, 하늘길이 열리며 이제는 모두가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외식비와 장바구니 물가는 쉽사리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이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얽혀 있는 식료품 산업의 독특한 구조 때문이다. 현재 식료품 기업들은 상품 가격을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 없는 사정에 놓여 있다. 지난 몇 년간 사모펀드들이 글로벌 대형 식품 회사들을 대량으로 인수한 것이 그 배경이다. 이들은 2021년에만 해도 불투명한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식료품 비즈니스는 계속해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모펀드들은 2021년 한해 동안만 식품과 음료 제조업체 786개를 총 320억 달러를 투자하여 인수했는데, 대부분의 거래에서 차입 인수(Leveraged Buyout, LBO)를 많이 이용했다. 참고로 LBO에서는 기업 인수에 들어가는 자금을 대부분 인수 당하는 기업이 은행 대출을 통해 마련한다. 그러나 사모펀드들의 예측은 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모든 투자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LBO 인수를 위해 대규모 대출을 받은 식료품 기업들은 매달 은행에 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고, 이는 그대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사모펀드가 LBO를 통해 인수한 기업들의 은행 대출은 대부분 변동 금리다. 때문에 사실상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 금리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 게다가 코로나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높은 인건비,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해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도 그리 좋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에 내야 할 이자 비용이 상승하는데 매출이 잘 오르지 않는다면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 그러나 상품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들 역시 대응하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의 구매를 줄이거나 저렴한 브랜드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가격 인상에 맞서게 된다. 만약 특정 식료품 기업이 섣불리 상품 가격을 올린다면 경쟁자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위험이 있다. 언제나 투자에 대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이 곤란한 것이다. 사모펀드는 엄연히 말하면 기업이 아니라 투자조합이다. 조합에 자금을 대준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을 보고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운영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식료품 가격 상승은 인수한 기업들의 이익을 단기적으로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므로 사모펀드들 입장에서는 계속 이 패를 만지작거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2021년 대규모로 단행한 LBO 투자에 대한 수익률은 2022년 9월까지 평균 마이너스 9%로 대부분의 투자가 손실 상태다. 사실 식료품 기업도 상품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한 명분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비난의 대상을 정부와 중앙은행으로 돌리면 된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너무 급격하게 올렸기 때문에 미처 준비할 틈도 없이 이자 비용이 증가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사모펀드들은 경제 여건이 한창 좋을때는 LBO 투자를 통해 연 평균 20% 이상의 수익을 올려 왔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고금리 환경에 매일같이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업의 장기적 경영 전략에 부담을 주더라도 경영진을 압박하여 가격 인상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전 세계 유명 식품 기업들은 너도나도 상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오렌지 쥬스 제조업체 Tropicana(트로피카나)의 경우 노동력 부족, 철도 화물 운송 지연, 과일 가격 상승 등의 문제로 인해 쥬스 가격을 인상했다. 일부 고객들이 경쟁 쥬스 제품으로 이탈하는 조짐이 벌써 보이고 있지만 대출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디저트용 케이크를 제조하는 Dessert Holdings(디저트 홀딩스)와 생수, 탄산수, 기타 음료를 생산하는 BlueTriton Brands(블루트리톤 브랜드)와 같은 다른 대기업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추가 이자 비용을 감당하는 동시에, 자신들을 인수한 사모펀드들의 실적 압박까지 견디어야 하는 상황이다. 디저트를 만드는 원재료인 곡물 및 유제품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지 한치앞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영업이익 감소와 그로인한 기업가치 하락을 견뎌낼 수가 없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식료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고금리, 고인플레 시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이벤트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기 마련이다. 소위 ‘케인즈 경제학파’로 분류되는 현대 주류 경제학은 이럴때일수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재정을 풀고 사람들의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오스트리아 경제학파’로 분류되는 고전 경제학은 미래가 불확실할때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저축을 늘리는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통화량을 늘리는 행위는 사람들의 과오투자와 과소비를 촉진한다고 가르친다.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은 비트코인 진영에서 늘상 얘기하는 ‘가격신호’가 망가진 상황을 야기한다. 원래 자유시장경제에서 가격은 가장 믿을만한 정보이다.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수요자와 공급자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언제나 최선의 접점을 찾아가 알아서 매겨진다. 돈에도 수요와 공급에 따라 매겨지는 가격이 있다. 바로 금리이다. 2022년 초만 하더라도 미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점진적이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당시 이 말을 가장 철썩같이 믿었던 사람들은 바로 국내 부동산 투자자들이다. 대출받은 자금으로 부동산을 사고, 그 부동산을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받아 또 다른 부동산을 사는 소위 ‘갭투자’를 해놓은 사람들은 이 말만 믿고 2021년 공격적으로 받아놓은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버텨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연준은 그 해 1년간 기준금리를 7차례 올리며,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다. 2022년 초 거의 제로(0) 금리에 가까웠던 초저금리가 연말에는 4.00%P 후반이 됐다. 이 무분별한 통화정책은 시장에서 매겨졌던 돈에 대한 모든 가격신호를 망가뜨렸다. 결과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주체는 망가진 돈의 가격신호, 즉 한동안 이어졌던 초저금리 기조가 알고보니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일반 시민들이다. 식료품 가격도 이와 상황이 비슷하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자 기준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의 본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식료품 가격을 밀어올린 형국이다. 빠르고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 한 연준의 결정은 일부 거품을 걷어내긴 했으나 이런식으로 수많은 가격신호를 망가뜨렸다. 특히 LBO를 통해 식료품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했던 사모펀드들처럼 대규모 차입금을 이용해 큰 베팅을 단행했던 경제 주체들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최악의 정책 결정이었을 것이다. 아마 우리는 당분간 원래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였던 2% 성장을 보지 못할 것 같다. 경제의 많은 영역이 거대한 빚더미 위에서 위태롭게 지탱되던 상황에 고금리 태풍이 불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기 때문이다. 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은 손식을 만회하기 위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쉽사리 잡히지 않아 중앙은행도 섣불리 기준 금리를 내릴 수 없다. 전 세계의 모든 언론이 자신들의 정책 결정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기준 금리를 더 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결국 이 정도 수준에서 기준 금리가 유지되면서 만성적인 고물가와 저성장이 장기간 반복되는 다소 암울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나 주인공은 존재하는 법. 역사적으로 고물가 저성장 시대에도 금과 같은 안전자산은 가치가 상승했었다. 비트코인은 아직 선진국 금융산업에서 위험자산의 내러티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고 거의 모든 자산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세상에서는 이 사태를 초래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시장에서 수요의 증감을 통해서만 가치가 매겨지는 비트코인의 지위가 재평가될 것이다. 비트코인이 금보다도 뛰어난 궁극의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 인구의 10%에만 각인되어도 비트코인은 본격적으로 케즘(Chasm) 협곡을 지나 기하급수적인 채택률 증가를 맞이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지금 열심히 비트코인을 DCA(적립식 매수)로 투자하는 이유다. 원래 불경기는 다음 상승장에 빛을 볼 텐배거(Ten-bagger) 종목을 찾아 꾸준히 모으는 기간이다. 만약 아직 비트코인의 가치를 잘 모른다면 이 기회에 한번 공부해보도록 하자. 벤자민 프랭클린도 말하지 않았던가 “지식에 대한 투자는 항상 최고의 이자를 지불한다.” -
2023년 04월 26일 hot
유럽연합 가상자산 규제법 미카(MiCA)가 중요한 이유 | 빗썸 이지코노미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자산 포괄 규제법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s)’가 지난 4월 20일(현지시각) 통과됐습니다. 미카는 지난 2020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가상자산 규제안인데 이번에 최종 통과가 이뤄지면서 3년 만에 현실화가 된 것입니다. 현재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법을 추진 중이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지만 미카의 가상자산 규제법은 ‘초국적 규제’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즉, 미카로 인해 유럽연합 27개국이 통일된 규제를 받는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