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4월 20일 10:09

지미 송 “법정화폐는 모든 것을 망치며, 알트코인은 아무 것도 고치지 못 한다” | KBM x 크립토서울 밋업


(지미 송은 비트코인 개발자이자, 전통을 중시하는 미국 텍사스 사람 답게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를 지향한다.)


“법정화폐는 모든 것을 망친다(Fiat ruins everything).”

이날 지미 송은 밋업에서 상당히 색다른 관점에서 법정화폐를 비판했다. 법정화폐, 특히 미국 달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무분별한 발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러나 지미 송은 법정화폐가 세상을 망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제시한다.
  1. 정경유착
  2. 부패
  3. 켄틸런 효과(Cantillon Effects; 추가 화폐 발행 효과가 사회 전반으로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고, 머니 프린터에 가까운 사람에게 더 많은 효용을 제공하는 현상)
이런 법정화폐의 가장 큰 폐단으로 지대 추구(Rent Seeking)가 지목된다. 여기서 지대 추구란, 독과점적 지위를 얻은 누군가 별 다른 노력 없이 초과 소득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법정화폐가 정치를 경제 시스템으로 불러오기 때문에 발생한다. 정치인들이 일부에게 특정 허가를 내주면서 불공정한 관행이 생긴다.

지미 송은 지대 추구의 수혜를 받은 대표적인 인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헌터 바이든)을 제시했다. 지미 송은 그가 에너지 회사(우크라이나의 ‘부리스마’)에서 자문을 맡은 배경으로는 그의 전문성보다는 그의 출신이 더 컸을 것으로 봤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둘째 아들 헌터 바이든 이미지.

그렇다면 지대 추구는 사회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바로 사람들의 재능을 고갈시킨다.

 
“어린아이들 가운데 ‘나중에 투자은행(IB)에 입사하거나 FTX에서 50배 레버리지 거래를 하겠다’는 꿈을 지닌 아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그런 곳으로 간다. 돈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쓸모 없는 돈놀이를 위해 쓸모 있는 것에서의 재능을 빨아들인다. 결 법정화폐는 생산적인 사람들을 거머리로 만든다.”

법정화폐는 주로 다음과 같은 매커니즘으로 작동한다.
  1. 가치를 제공하지 않는 정치적 연결성(Political Connectedness not Value Provided
  2. 게이트키핑
  3. 특별한 행운 또는 인맥
=> 지대 추구를 누릴 수 있는 소수의 세력은 자신들만의 관문을 둔다. 이를 통과하기 위해선 특별한 행운이나 인맥을 요구한다.

지대 추구와 법정화폐는 톱 다운 방식으로 권한을 부여한다. 마치 유명화가의 서명이 새겨진 작품처럼 말이다. 지미 송은 미켈란젤로와 피카소를 비교하며 법정화폐의 톱 다운 방식을 설명했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동상에 서명을 남기지 않았다. 서명이 존재한다면 작품이 작품 자체로 평가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서명을 보고 ‘이것은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니 훌륭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피카소는 달랐다. 자신의 서명을 작품마다 남긴 것이다.
“피카소의 작품은 그 자체로 말을 하지 않는다. 피카소의 작품이기에 가격이 엄청 뛸 뿐이다. 만약 서명이 없었다면 그 정도의 의미는 없었을 것이다.”

법정화폐 기반 산업은 피카소의 작품과 비슷해 보인다. 경쟁을 원하지 않고, 혁신을 꾀할 이유도 없다. 디폴트 값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들은 규제/컴플라이언스에만 돈을 쓰는 것을 선호한다.

지미 송에 따르면, 이런 문제를 고칠 수 있는 건 오직 비트코인뿐이다. 특정 소수가 권력을 갖고 돈을 찍어내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알트코인은 아무 것도 고치지 않는다.* 그렇기에 법정화폐와 유사하다.

*작성자 주: 지미 송이 저 문장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처럼 탈중앙화된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그런데 발표를 듣다 보니 드는 의문이 있었다. 헌터 바이든 사례도 그렇고, 피카소 작품 사례도 그렇고, 법정화폐뿐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의 문제가 아닐까? 이에 지미 송의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자본주의가 문제는 아니다. 자본주의는 시장을 조성하기에 오히려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본주의가 없었다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거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생산과 거래를 통해 사회가 이익을 본다. 그런데 지대 추구 행위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사회에 기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가치를 추출해 내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수 백만 달러의 돈을 찍어내는 것은 실제로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다. 법정화폐는 정부가 일반 사람들이 고르지 않을 법한 상품을 고르게 하면서 시장을 현저히 왜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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